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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또 하나의 가족: 게이와 강아지가 함께 사는 이야기

by 행성인 2009. 2. 27.


 

우리집 강아지의 이름은 ‘똘똘이’입니다. 이름처럼 꽤 명석한 녀석은 아닙니다.

이 녀석이  우리 집에 온 사연은 이렇습니다.


저의 연로하신 어머니께서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셨는데 이 녀석의 이름은 복실 이었습니다. 아주 한국적인 이름이지요.

복실이를 아파트에서 키웠습니다. 녀석의 털이 워낙 잘 빠져서 동물병원에 커트를 맡겼는데

그만 병원에서 녀석을 잃어버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원장님이 미안하다며 직원 집에 어미가 낳은 푸들강아지 ‘똘똘이’를 주셔서  데려왔고 지금 네 살이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사람 먹는거 다 강아지도 먹어야 한다며 당신이 먹는 것의 절반은 똘똘이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못 먹는 것이 없답니다.

언젠가는 이 녀석이 응가를 하였는데 사료 먹은 응가가 아니라 귤똥을 볼 정도로 어머니는 이것 저것 다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료이외에 치아를 위한 껌과 강아지 간식만 주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파킨슨병으로 노인병원에 입원하신 이후로 똘똘이와 둘이서만 생활합니다.

이녀석이 신통한 일은 먹을것을 그렇게 밝혀도 절대로 밥상을 덮치지 않는 매너는 잘 훈련되어 있는데 무척 신기한 일입니다.

제가 밥을 먹을 때 이 녀석도 자기의 밥을 먹도록 식탁에 차려놓습니다. 하지만 시선은 여전히 제가 먹는 것을 먹고 싶어하는 눈망울로 가득합니다.


이 녀석과 어떻게 생활하느냐고요? 이렇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목욕을 시켜줍니다. 워낙에 강아지는 눈물이 나와 그것이 얼굴에 묻어 냄새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눈 주위 털을 정리해주고 샴푸로 목욕을 시키는데 처음엔 싫어하더니 요즘엔 익숙해져서 좋아합니다.

목욕을 하고 난 뒤에 침대에 올라가서 물을 닦아 내느라고 온몸을 비비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특히 발톱을 깎으려고 하면 도망을 다녀 한바탕 전쟁도 치루고 엉덩이를 맞습니다.


아파트에서 이 녀석의 대소변은 참 골칫거리입니다.

똘똘이 엄마는 1년 만에 소대변을 가렸다고 해서 무척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유를 가지고 기다렸는데 오호통재라 똘똘이는 2년이 걸려 신문지위에 대소변을 가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늦게라도 가렸으니 다행이지요 휴~.


주말에 장을 볼 때면 똘똘이의 밥고 간식도 챙겨야 합니다. 엄마가 자식들 끼니준비를 하는 것처럼요. 요즘 중국에서 들어온 것들이 많아 원산지도 꼼꼼하게 살펴야 하고 사료는 구성물이 무엇으로 되었는지 읽어보아야 합니다.

가능하면 국산을 먹이려고 하는데 우리나라 사료는 질이 낮은 고기를 사용한다고 하여 외국산을 먹입니다.


제가 일을 나가기 때문에 하루 종일 집에 혼자 있어야 하니 얼마나 심심할까 안쓰럽기만 합니다. 그래서 창문은 햇살이 많이 들어오도록 열어놓고 밥과 물을 준비해줍니다.

일터에서 돌아오면 반가워서 어쩔 줄을 모습니다.

저 혼자 사는 집이 컴컴하고 싸늘한데 그나마 똘똘이가 있어 따뜻하고 온정이 많아 저에게는 사람보다 낫습니다. 최근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큰 인기라는데 아직 영화는 보지 못하였지만 할아버지와 소처럼 우리의 관계도 그러하리라 생각되어 워낭소리를 꼭 보려고 합니다.


똘똘이는 단추를 무척 좋아합니다.

제 가디건 단추를 몽땅 물어뜯어 저한테 엄청 맞았습니다. 그런데도 단추를 보면 다 물어 뜯어 아작을 내놓습니다. 그래서 옷걸이 높은 곳에 걸어야하고

무엇이든 물어뜯어 손상이 될 듯한 물건들은 높은 진열장에 올려야 합니다.


제가 침대에 누워 쉴 때는 제 배와 가슴으로 올라와 자기 얼굴을 제 얼굴에 대고 마구 핧고, 자려고 누우면 이불속에 들어와 저의 배에 몸을 대고 잠을 잡니다. 이럴 때면 마치 아기를 품고 자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이쁘다고 하듯 저도 우리 똘똘이가 마냥 이쁘기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 누나들과 조카들은 너무 부산스럽다고 매우 싫어합니다. 그래서 제가 멀리 지방을 가거나 할 때는 맡겨야 하는데 누나들 몰래 조카들에게 맡기곤 합니다. 가장 큰 어려움이지요.


저는 워낙에 보신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는 거의 먹지 않았고 함께 지냈던 파트너와 그의 아버님이 보신탕을 좋아하셔서 같이 먹어 본 적이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똘똘이를 키우고 나서부터는 다른 고기는 먹어도 개는 잡아먹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운동하는 제 후배들은 질색을 하면서 저를 구박하곤 합니다.


동물 보호론자는 아니지만 생명이 있는 것들을 인간이 마구 잡고 학대하고 잡아먹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됩니다.

동물들은 인간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착한 반면에 인간은 자신들의 욕구나 배만 채우기 때문입니다.

우리집 똘똘이와 여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배운점 입니다.


우리집 똘똘이 궁금하시죠? 언제 한번 우리집에 놀러오세요. 똘똘이와 함께 산책 나가게요.

저의 작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여러분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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