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노동권팀/트랜스TF팀)

 

20191220, 서울특별시 어느 작은 북카페에서 희정님이 쓰신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북토크가 열렸고 인터뷰이 중에 한 명이었던 나는 그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진행자로 저자인 희정님이, 패널로 인터뷰이었던 우연님, 소유님, 독자인 빌리님, 문자 속기 담당하셨던 오소리님. 이렇게 앞에 계셨고 나머지 사람들은 관객 같이 그 사람들을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이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어떻게 해서 인터뷰이가 되었는지 써야 할 것 같다. 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한 3년 전 쯤, 행성인 회원인 조나단님께서 아는 분이 성소수자 노동자에 대한 인터뷰를 하는데 인터뷰이로 참여할 수 있겠냐고 하셔서 비시스젠더 비유로맨틱 비유성애자(Non-Cisgender Non-Zedromantic Non-Zedsexual)이자 대한민국의 노동자인 내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서 그러겠다고 하고 그 뒤로 며칠 후 희정님을 만나 인터뷰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게 인터뷰를 하고나서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 지나 내 이야기가 들어있는 책이 나왔고, 그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생겨 참석을 하게 되었다. 그날이 내 생일 이틀 전이라 북토크 가기 전까지 지인이랑 열심히 놀고 나서 피곤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 하는 궁금함에 갔었다.

 

 

진행자와 패널들, 그리고 참석한 사람들이 함께 책을 읽은 소감, 그 책의 인터뷰이로 참여한 소감 등을 나누며 2시간 가까이 행사가 진행되었다. 나는 그 전날 희정님께서 알려주신 예상질문에 대한 답을 했었고 다른 참석자들은 책을 읽은 소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냈다. 행사가 끝난 후 가진 뒤풀이 자리에서 같이 참석했던 사람들과 통성명을 하고 자신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 등 오히려 본 행사보다 뒤풀이가 더 재밌었던 시간이었다. (희정님 죄송합니다...)

북토크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서 자신을 성소수자라고 얘기한 사람보다 성소수자가 아니지만 앨라이라고 얘기한 사람이 더 많았고, 아직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던 사람도 있었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성소수자 노동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되었던 것 같아서 좋았다.

 

글을 마치기 전에,

내가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를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문장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들은 드러내지만 드러나지 않는다. 나를 표현하는 동시에 나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세상을 앞에 두고 거짓을 말한다. 숨길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도 스스로를 인정하고 인정받고자 하는 그 욕구 때문에 성소수자들은 드러냄과 숨김 사이에서 줄타기 중이다.P. 49

많은 문장들 중에 왜 위의 문장을 골랐냐면 뭔가 이 문장을 읽자마자 내 얘기다!’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치마를 절대 입지 않고 하이힐도 신지 않으며 코르셋에 갇혀 남자다움에 맞게 다니지만 그 누구도 내가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코르셋에 갇혀 살지 않으면 비퀴어들은 니가 무슨 남자냐, 왜 머리는 그렇게 하고 다니냐등의 꼰대스러움을 드러낼 것이 뻔하다. 그러므로 나는 드러내지만 드러나지 않는 트랜스젠더 남성으로 지내고 있다.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는 기록노동자 희정이 스무 명의 퀴어 노동자들을 만나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기록한 책입니다. 성별이분법과 이성애 규범이 지배적인 일터에서 고군분투하는 성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잘 담겨 있습니다. 성소수자로, 노동자로 살아가는 모든 분들, ‘내 옆엔 성소수자 없는데?’ 라고 생각하는 모든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12월 20일에 진행된 북토크쇼는 책의 발간을 축하하며 땡땡책협동조합, 평화살롱 레드북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가 공동주최하였으며, 평화살롱 레드북스에서 장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에 수고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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