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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육아#19. 할로윈은 즐거운 축제

by 행성인 2023. 11. 23.

 

 

마을 어린이들 신났네, 할로윈 축제

 

우리 마을에서 할로윈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별로 준비할 마음이 없었어요. 그러나 아이와 좋아하는 찰스 아빠는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었어요. 아빠와 코알라 딸내미는 신이 났답니다.

 

 

남편은 아이에게 검은 원피스를 입히고 검정 스타킹과 검정 구두를 신겼습니다. 아이는 주위를 검게 칠해 너구리가 되었습니다. 아빠의 컨셉으로 아이는 온통 까만 색으로 변했어요. 그리고 우리 옆집에 사는 이모에게 선물 받은 마녀 모자를 쓰고 호박 바구니 들고 공원으로 출발.

 

공원에는 온갖 장식을 어린이들이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정말 많이 왔더라구요. 여러 조로 나뉘어 조별로 각기 코스가 다른 부스를 방문하는 코스 였습니다. 부스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사탕과 과자 그리고 과일을 바구니에 담아 주었습니다.

 

우리 삐약이도 동네 언니들과 분주하게 부스를 한바퀴 돌며 바구니에 과자와 사탕을 한아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앉아서 맛있게 까먹었습니다.

 

 

칼럼을 준비하면서 할로윈의 기원이 궁금해서 위키백과를 찾아보았습니다. 할로윈(Halloween) 모든 성인의 (만성절, All Saints’ Day) 하루 전날 열립니다. 만성절이브에는 죽은 영혼들이 되살아나고 귀신과 마녀들이 출몰합니다. 아이들은 귀신에게 육신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무서운 유령이나 마녀 복장을 입고 돌아다녔데요. 이런 스토리를 바탕으로, 할로윈 파티는 신화 괴물과 무서움의 테마로 마련된 축제 입니다.

 

 

조이모와 추모공원에 함께

 

이모는 태어난 3일만에 형제를 잃었답니다. 아이의 묘지가 저희 마을 바로 옆에 있어서 함께 추모공원을 찾았습니다. 필리핀에서는 매년 11 1 만성절, 11 2 모든 영혼의 (만령절) 산소를 찾아가 성묘를 합니다. 특이하게도 어떤 가정은 12일로 숙박도 한다고 그래요. 성묘하는 날이 소풍날인 거죠. 저는 한국의 부모님과 매형 그리고 필리핀 부모님과 남편의 형님의 영혼의 안식을 기도했습니다. 우리 인보도 모으는 기도를 아주 합니다.

 

 

이태원 참사 1주기

 

작년 이맘때 즈음 이태원 참사로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처음에는 아니 건물 안도 아닌데 멀쩡한 도로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압사를 당한 대참사 이었습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모국이 되길 빕니다.

 

일전 생존자들의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 크러쉬를 보았습니다. 저는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더라고요. 집단 사망이 발생하기 위험한 상황이 오고 예감한 시민들이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하는 전화 목소리가 너무나도 절절 했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기 4시간 전에 전화를 했음에도 국가와 지자체는 긴급조치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인재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참사 관련 고위공직자들이 법적 처벌을 받지 않고 지금까지 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답니다. 입으로는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했지만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됩니다. 참사가 일어난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진상조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한 나라 입니다.

 

유가족들이 자식을 잃어 비탄에 빠져 있음에도 우파들은 잔인한 비난과 혐오를 쏟아냈습니다. “그냥 놀러 갔다 죽은 아이들, 나라가 책임져야 하냐고”. 과거에도 이런 세력들은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의 단식 현장 바로 옆에서 비아냥거리듯이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야말로 잔인함의 극치 입니다. 만약 아이가 하루 아침에 사라진다면 하늘이 무너질 일입니다.

 

 

할로윈은 모두에게 재미있는 한마당

 

 

 

생존자 가운데 사람은 기성세대는 할로윈 축제를 그저 젊은 세대들이 먹고 마시는 흥청대는 문화라고 인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세대가 다르니 문화도 다른데 기성세대의 (부정적인)고집과 아집이 문제라는 의미 입니다. 한국에 저는 퀴어 동무들과 함께 이태원 바에 가본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할로윈 축제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어요.

 

이번에 아이와 함께한 할로윈을 계기로, 앞으로 저는 아이와 함께 어떻게 즐겁게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할로윈 아니라, 아이가 커가면서 여러 놀이와 문화에 참여할 텐데 우리 부부도 함께 가야겠습니다. 아이와 클럽에 가서 술도 마시고 춤도 추면서 우리 딸내미의 문화를 나누려고요.

 

 

부모님들도 자신의 틀을 벗어나 자녀들과 함께 즐기면 좋을 같아요. 아이들의 문화를 이해할 있고, 부모-자식간에 이야기거리도 생기고 관계도 깊어질테니까요.

 

할로윈 나라에 놀다 파김치 되어 잠들어버린 우리 , 네가 좋아하는 문화를 마음껏 누리고 즐겁게 놀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