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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육아#46. 메이크업과 헤어롤 말기 그리고 별난 행동(?)

by 행성인 2026. 2. 19.

여기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기획의 말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행성인 동지 여러분 설명절 즐겁게 보내셨나요?

 

저희는 한식 음식을 만들어 먹었답니다. 한식은 저의 몸이 기억하고 있는 맛있는 보약이지요. 음식을 만들면서 엄마와 누나들 생각이 났습니다.

 

큰누나에게 명절 전화를 드렸더니 무척이나 반가워하셨습니다. 오래 동안 소식이 없어서 우리 동생이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을 하셨답니다. 명절에 세 자매가 모여 제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세 분 모두 저에게는 엄마 같은 누나들이시지요.

 

안부 전화를 드리고 나서 아이 사진을 보내드렸습니다. ‘무병장수 만수무강’ 하시라는 덕담도요. 남편이 “누나 언제 필리핀 놀러 오시나요?”라고 물으니 누나가 “응 그래 한번 가야지”라고 답을 하시네요.

 

타국에서 이렇듯 명절 음식은 저에게 그리움이고 반가움입니다.

 

올해는 해마다 만드는 잡채와 해물파전과 더불어 처음으로 생선으로 만든 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이웃사촌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새해 덕담을 나누었습니다.

 

 

아이가 쑥쑥 큰 덕분에 올해 처음으로 세배를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었습니다.

아빠 앞에서 제가 시범을 보이면서 아이가 따라 하는 방식이었지요.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행복하게 세배 돈도 복주머니에 두둑하니 담아주었답니다.

 

 

아기예수 산토니뇨 축제

 

 

 

필리핀 가톨릭 교회에서는 새해 1월에 ‘산토니뇨 (Santo Niño)’ 축제가 열립니다. 16세기 마젤란이 가져온 아기예수상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물결치는 모습으로 춤추는 시눌록(Sinulog) 댄스가 유명한데 아이는 학교에서 연습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형수님 댁에서 친척들과 함께 따라 추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특히 음악이 아주 흥겨워 저절로 어깨들 들썩이게 만들어주어 어깨춤과 흥이 저절로 나온 듯합니다.

 

아이 학교에서도 이 산토니뇨 축제가 열렸습니다. 찰스 아빠가 의상과 아기예수-산토니뇨상을 마련하여 참가했습니다.

전교생뿐 아니라 학부모도 초대받아 저희 부부도 함께 구경 갔습니다.

필리핀 아빠 덕분에 인보가 베스트 드레스상을 먹었고 찰스 아빠가 무척 좋아라 했지요.

 

 

메이크업해볼까나!

 

 

아이의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필리핀 부모들은 학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아이에게 화장을 해줍니다 (사실 저는 한국의 문화와 달라서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안 하는게 좋고, 화장을 해주더라도 연하고 은은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죠).

 

요 녀석 가끔 화장품 파우치를 갖고 놉니다. 유심히 지켜보았더니 립스틱은 기본이고 파운데이션으로 볼에 토닥거립니다. 거울을 보면서 말이죠.

 

아이의 화장 행동이 궁금해서 찾아보았습니다.

화장을 할 때 뇌신경이 협동하여 색조화 판단, 정교한 라인 그리기, 얼굴 표정의 고정 그리고 피부에 느껴지는 촉감을 느끼게 해 준다고 합니다. 이러하니 메이크업 놀이를 권장해야겠어요. 저는 자기 스스로 돌보는 것을 매우 좋아하기에, 딸내미가 자신의 외모를 스스로 꾸미고 단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요란하지 않고 은은하고 어여쁘게 그리고 단아한 모습이면 좋겠지만 아이의 취향이 저랑은 다르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화장은 노년층에게 치매 예방과 인지기능을 위한 활동으로 추천된답니다. 영식스티인 저도 이와 같이 건강에도 유익하다고 하니 메이크업에 관심을 갖고 꾸며야겠습니다.

 

 

자연 파마: 나뭇가지 헤어롤

 

 

어느 날 거실에 부드러운 나무 가지 몇 개가 굴러다녀서 쓰레기 통에 버렸습니다. 찰스 아빠 왈 파마머리처럼 만들어주는 헤어롤(일명 구루뽕)이라네요.

 

아이 머리에 나뭇가지 구루뽕을 말아주더니 파마한 것처럼 뽀글뽀글해졌더라고요. 아 너무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금방 풀어지더라고요. 다음에 플라스틱으로 된 헤어롤을 하나 장만하여 말아주고 싶습니다.

 

 

유튜브 보고 따라 하는 별난 행동(?)

 

아이가 흉내 내는 행동은 유튜브에서 기원합니다. 아이가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하는 것이지요.

 

어느 날 아이가 엄마 아빠 보라며 자신의 두 눈동자를 얼굴 중심선으로 몰아넣는 것과 혀를 접어서 이빨 사이에 무는 것을 보여주더라고요. 아니 도대체 혀가 어떻게 반으로 수직으로 반으로 접히지?

 

저도 영 못하고 찰스 아빠도 열심히 따라 해보지만 엉뚱한 모습이 아이는 마냥 재미있는 겁니다.

 

그래서 또 찾아보았습니다.

눈의 정교한 움직임은 근육운동과 더불어 뇌에서 내려오는 3개의 뇌신경이 팀워크를 이룬다고 합니다. 눈의 움직임을 통해 사물을 추적하고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도와줍니다.

 

혀는 맛을 느끼는 미감뿐 아니라 말하기, 음식 섭취와 같은 복잡한 운동을 도와주는 정교한 근육이라고 합니다. 5개의 뇌신경이 혀의 운동과 감각을 조절해 준다고 합니다.

 

아이의 눈과 혀의 운동이 예전보다 정교하게 움직이고 다양하게 표현되는 것을 보니 뇌신경과 근육의 운동과 신체 기관들의 협력과 조화가 점차 잘 발달하고 있나 봅니다.

 

 

봄날에

 

행성인 가족 여러분,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봄에 피는 꽃의 향내음이

삶에서 물결치고

마음의 꽃도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날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