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옹 (행성인 글쓰기 소모임 사각사각)

행성인의 글쓰기 모임 ‘사각사각’ 모임장 애옹입니다.
그동안 혼자 취미로 글을 썼어요. 이전에 글쓰기 모임을 가입하고 활동하다가 여러 이슈로 사라지거나 나오는 경우가 있었죠. 그중에서도 퀴어 여성 글쓰기 모임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나서, 함께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가자들이 가진 퀴어 정체성에서 시작한 감수성 어린 문장들이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숱하게 생겼다가 사라지는 글쓰기 모임들이 있었습니다. 행성인에서 시작하면 좀 더 책임감 있게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아 소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모임 원칙은 장르, 주제, 분량을 자유롭게 쓰고 상대방의 글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긍정적인 방향을 중심으로 소감이나 피드백을 주려고 해요. 가끔 상대의 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또한 존중하고 있습니다.
마감일까지 글을 쓰고, 구글 드라이브에 글을 올립니다. 그렇게 다른 모임원의 글을 모두 읽은 뒤,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함입니다. 그래서 마감일 준수를 권장하고 있어요.
어떤 글을 쓰면서 활동하고 있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 저희가 쓰고 있는 글 일부를 발췌해서 보여드립니다.
살아있는 동안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뚜안님과 내가 같은 사람이라는 걸 여러 번 깨달을 때마다, 나는 우리 노동자 민중을 하나로 이을 수 있는 어떤 것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각각의 사람들을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는, 공통의 감각. 계속 되는 자본의 갈라치기와 대상화의 홍수 속에서, 범람하는 탈인간화에 나는 계속해서 우리가 사람임을 잊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
- <Tạm biệt> 살미님 글 발췌
가로수는 동그랗게 깎여있지도 않았고
세모나게 뾰족하지도 않았으며
네모나게 각져있지도 않은 채로
자기가 자라고 싶은 모양 그대로
구불구불하게 자라있어요.
-
<동그란 구멍이 뚫린 동그라미> 찬솔님 글 발췌
글쓰기 모임 <사각사각>을 만들면서 많이 들었던 질문은 퀴어적 글쓰기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안에서 만든 글쓰기 모임이라 퀴어적 글쓰기만 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소모임 참여자들은 주제, 장르, 분량이 자유라 퀴어적 글쓰기만 하진 않아요. 저를 포함한 몇몇 멤버들은 자기 이야기를 씁니다. 퀴어적 글쓰기를 하는 분들은 퀴어의 삶, 디스포리아와 같은 퀴어로서 느끼는 감정과 문제를 쓰기도 합니다. 퀴어를 전면에 주제로 내세우지 않아도 퀴어로서 느끼고 경험하는 삶의 결이 느껴지기도 해요. 하지만 퀴어라는 프레임에만 갇히지는 않고, 저마다 그때 쓰고 싶은 글을 씁니다.
글을 쓴다는 행위는 흘려보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장 끝에 온점을 찍는 것처럼 글쓰기를 통해 자신만의 위치에서 점을 찍는 게 아닐까요. 저희 모임원들은 각자의 온점을 찍는 거지요.

사각사각은 글을 쓰고 소감을 나누는 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4월 25일에는 덕수궁에서 백일장을 열 예정이고, 6월에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하반기를 목표로 행성인에서 기획하는 소모임 박람회에도 참여 예정입니다. 연말에는 문집을 만들 계획입니다.
애정을 갖고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많아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활동을 잘 쌓아갑니다. 저는 분단장도 해본 적이 없는 미약한 모임장이지만 덕분에 힘을 내고 있어요. 이런 저희 모임의 방향과 가치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언제든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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