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서울시청 앞에서 ‘분노의 이어말하기’를 진행했습니다. 근래 떠난 트랜스젠더 동료들을 추모하고, 이들을 사지로 내몰고도 조롱과 혐오를 멈추지 않는 정치인과 혐오세력들을 규탄하며, 함께 살아내 변화를 만들어가자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행사에는 인권활동가와 종교인,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하여 20여 명의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이 현장에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같은 시간 많은 이들이 시청광장을 둘러싸고 일인시위를 이어갔습니다. 

본 글은 '분노의 이어말하기'에 참여한 사과님의 후기입니다. 현장에서 함께 추모하고 결의하며 남긴 참가자들의 발언들은 여기(클릭)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지난 3 8일 세계여성의 날, 우리는 침묵하지 않던 분들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말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분노를 말했습니다. 우리가 입을 열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고, 끝내 사라져버리길 원하는 혐오에 맞서 분노했습니다. 스스로 찾아왔지만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던 죽음들에 대해 어떠한 죄도 없는 듯 모르는 체하며 도망치는 비겁한 정치인들에게 분노했습니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재앙에심심한 애도를 표하는 가증스런 국방부에게 분노했습니다.

 

우리는 슬픔을 말했습니다.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어버린 친구의 휘파람 소리, 동료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슬픔을 말했습니다. 해맑게 웃던, 거칠게 분노하던, 당당히 외치던 동료들을 눈물과 떨리는 목소리로 기억했습니다.

 

우리는 연대를 말했습니다. 세상이 바뀌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볼 때까지 살아가자고, 누군가가 움직여 주길 기다리지 말자고, 폭력과 혐오가 난무한 이 밤을 넘고 함께 손잡아 눈부시게 평등한 시대를 열자고 말했습니다.

 

발언이 끝나고 1인 시위를 하던 중에 한 남자분이 와서 말을 걸었습니다. 친구를 기다리던 중에 저기서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듣게 됐다고, 뉴스에서 봤을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묻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퀴어문화축제 같은 것도 크게 하니 한 번 와달라고, 트랜스젠더인권단체들도 많으니 여유되시면 후원을 하셔도 좋다고 답해드렸습니다. 세상은 누가 들을까 하는 우리의 말을 분명 듣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어말하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변희수와 김기홍의 말하기가 우리에게로 이어졌듯, 법과 제도를 넘어 차별과 혐오 없이 완전히 평등한 때가 올 때까지 우리, 우리의 다음 사람들은 계속 말해 나갈겁니다. 그 날을 위해 우리 말합시다. 분노를, 기쁨을, 슬픔을, 자긍심을 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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