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웅(행성인 미디어TF)
긴 가뭄에 이어 장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행성인의 옥탑방 사무실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지붕틈으로 물이 샙니다. 수리를 해도 물이 새는 사무실에서 이사를 갈 때가 되었다고 사무국 활동가들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행성인 사무국 활동가들은 틈틈이 새로운 사무실을 찾으면서도 가고 싶은 사무실에 이사 가려면 우리에게 자금이 필요하다는 깔대기 같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최근 행성인 사무실을 함께 사용한 부모모임이 터를 옮겼지요. 모쪼록 더 좋은 환경에서 건승하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잔잔한 사무실 소식을 전하면, 최근 비가 많이 내리고 나서 사무실 베란다에 키우는 화분에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새끼 사마귀들이 며칠 전부터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저는 출근하면 사마귀 친구들의 안부부터 확인합니다. 사(마귀)동지들이 진딧물과 한참 싸우고 있는 화초들을 잘 지켜주길 바랍니다.
6월의 웹진은 작지만 알찬 구성으로 준비했습니다. 이번 활동스케치에는 새로 가입한 분들의 인사도 실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행성인에 오고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엿볼 수 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소중합니다.
호림은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로서 기후정의운동을 하게 된 여정을 이야기합니다. 반려묘와 함께 살면서부터 기후위기를 체감하게 되었다는 호림 활동가는 기후위기가 단지 환경운동으로 좁혀지지 않음을, 체제전환을 위한 운동에는 자연와 노동력을 수탈하는 자본의 체제와 이성애 가족주의를 변화시켜야 함을, 그것이 단지 도덕적 명분과 당위만으로 이뤄질 수 없음을 말합니다.
이번 달에는 익선동 야간개장도 있었지요.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는 '입스파'를 진행했습니다. 은밀한 공간에 면대면으로 섹스의 고충과 피로를 둘러싼 대화를 나눈 '룸토크' 프로그램이 화제였는데요, 룸토크에 참여한 호스트들의 후일담을 모아봤습니다. 섹스에 대한 고민의 결들을 동감하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만남과 대화의 장을 만들지도 고민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그밖에도 노동권팀의 연재 [퀴어X투쟁]에서는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이자 행성인 회원이기도 한 심지 활동가가 한국산연지회 이야기마당을 참여하며 동지의 감수성을 전하고, 여기동님은 인보의 육아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장마가 끝나면 여름도 깊어지겠죠? 곧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열리고 피서철이 시작됩니다. 행성인은 뜨거운 날씨를 잠시 피할 수 있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목차
성소수자인권활동가는 어쩌다 기후정의운동의 단골 스피커가 되었나?
[퀴어X투쟁] ‘동지’들께 드리는 편지- 한국산연지회 이야기마당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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