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38 이 세상의 ‘성민이’에게 * 성민은 가명임을 밝힙니다. 1. 우선 동인련에 기고하는 글이랍시고, 어설프게 게이친구에 대한 주접스러운 추억을 싸게 포장해서 늘어놓고 싶진 않다. 누구나 있을법한 추억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포장하거나 “참 잘했어요.”로 끝낼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아니건넨만 못한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건 15년 전 친구로부터 받은 편지에 대한 답장을 어떻게든 꼭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직접 전할 자신이 없어 동인련이라는 우체통에 담아본다. 2. 어느 하교 길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운동회를 거창하게 여는 것으로 유명했다.(심지어는 성화까지 피웠으니...) 그런 운동회 준비를 위해 두 달 전부터 총력을 기울이고 각종 경기의 예선전이 치러졌다.. 2009. 9. 15. HIV에 감염된 외국인 입국금지, 강제출국 폐지 조치는 당연한 결과!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가 6천명이 넘어서면서 국내 여론이 심상치 않다.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이는 공연이나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되고 있고, 정부의 불확실한 대응 속에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나는 신종 인플루엔자에 반응하는 불안감과 공포를 보면서 내가 그동안 만나왔고, 앞으로도 만날 수 있는 HIV/AIDS 감염인 친구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신종 인플루엔자보다 훨씬 더 빨리 알려진 에이즈는 여전히 천대받고 있는 대표적인 감염성 질환 가운데 하나다. 신종 인플루엔자와 에이즈, 둘 다 전염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에이즈는 감염경로가 잘 알려져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충분히 예방가능하다. 게다가 HIV/AIDS 감염인들의 삶의 조건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적절한 교육과 지원이 .. 2009. 9. 15. [워크샵] 동성애자인권연대 워크샵 참가기 한국에 오기 전에 나는 한국에 온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LGBT 단체가 주최하는 워크샵에 참석하게 될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연구 동료인 나영으로부터 워크샵 소식을 듣고 나서 처음에는 참가하기가 꺼려졌는데, 한 단체의 내부 회의에 내가 끼어드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차역에서 동인련 회원들을 만난 순간 나는 내 우려가 오해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들은 나를 아주 반갑게 맞아줘서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기차를 타고 워크샵 장소로 가면서 한국 LGBT 운동에서 동인련의 역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웠고 프로그램에 대해 들었다. 도착한 뒤에 짐을 풀고 동인련 회원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었다. 우리는 함께 나머지 주말 동안 모두에게 안전한 워.. 2009. 9. 15. [워크샵] 10억, 그리고 가치경매 8월 21일부터 23일까지의 동인련 워크샵, 그 두 번째 날인 22일에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다. 2인3각 경기에서 평소에도 콤비라고 불리는 최씨와 같은 팀이 되어 원래 목적인 ‘잘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기’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한 것 같아 약간은 아쉬웠던 공동체게임이나 물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계속 비명만 질렀던 물놀이, 공동 1위였으나 마지막 문제에서 역전되어 아쉽게 끝난 LGBT퀴즈 등 재밌는 활동들이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진지하게 참여했던 것은 가치경매였다. 가치경매에 대해서는 이미 몇 번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가상의 돈을 일정량 받고, 그 돈으로 20개의 가치 중 가지고 싶은 것에 입찰하는 것이다. 내가 그동안 참여했던 가치경매는 항상 주어진 가치에 비해 사람이 많아 모.. 2009. 9. 15. [워크샵] 당신은 우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 퀴즈로 배워보는 동인련과 LGBT 운동의 역사 이번 여름 동인련 워크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퀴즈 대회를 열었다. 퀴즈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동인련 활동과 LGBT 운동의 역사 등을 배워보자는 취지였다. 문제들은 모두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 LGBT 운동과 관련된 쟁점들이었다. 시사 영역도 동인련이 관심 있거나 참여한 쟁점들과 관련 있는 것들이었다. 회원들은 조별로 나뉘어 함께 문제를 풀었다. 경험이 많은 회원들과 신입 회원들이 섞여서 자연스레 서로 모르는 것들을 알려줄 수 있었다. 문제는 모두 30개! ‘랑’ 독자라면 충분히 만점에 도전해 볼만 하다. 여러분도 퀴즈에 도전해 보시길! 1. 시사 돼지독감(신종플루)가 계속 확산돼 환자가 2천 명이 넘었고, 2명이 사망했다.(이 문제는 8월 말에 만들었다. 현재는 감염자와 사망자가 더 늘어났다.) 그러나 .. 2009. 9. 14. 해운대 _ Solid의 더블커플여행기 * 솔리드 커플과 솔리드 친동생 커플과의 여행기 1. 들어갑니다. 나라와 열심히 채팅창에서 버닝중이었다. 그날은 여행 며칠 전이었던 것이다. 그저 그뿐이었는데 신이 나서 떠들다가 나라의 눈이 반짝 빛나며 먹잇감을 노린 것일까. 또 웹진팀에 글거리가 떨어진 것일까(이건 기우였다.. 웹진팀 게시판을 개척한 이후.. 한없이 초라해졌어..)? 일기장에 글을 쓰는 것과 다른 사람이 보는 공개된 곳에 글을 쓰는 건 역시 다른법이지. 내가 간 여행은 어떻게 보면 늘상 누구나와 같이 가는 여행이었던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난 지극히 개인적인 틀 안에서는(적어도 내 주변사람에게는?) 동성애자로써의 PRIDE를 가지고 그 것을 내재화시킨 뼛속까지 게이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생각하고 거듭 생각한 끝에 웹진에 어울리는 .. 2009. 9. 14. 아르헨티나에 다녀와서 나는 얼마 전에 아르헨티나에서 LGBT 권리 운동을 벌이고 있는 LGBT 단체들의 여러 세미나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시카고신학대학의 LGBTQ 종교연구센터의 후원을 받아 아르헨티나에서 LGBT 운동에 관한 쟁점들을 다룬 세미나들에 참석한 것이 이번이 두 번째다. 내가 가장 많이 만난 단체들은 종교단체들이었다. 이 단체들은 사람들이 동성애를 자신들의 신앙 전통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레즈비언 게이 기독인들과 유대인에게 지지를 보내고자 하는 단체들이다. 아르헨티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그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톨릭교회를 포함한 많은 종교 단체들이 반대했음에도 동성애자 "시민결합"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운동이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우루과이(서.. 2009. 9. 14. 내가 만약 하비밀크처럼 성소수자 정치인이 된다면? - 8월8일 무지개 놀토반 네 번째 시간 후기 여름방학 막바지에 접어든 8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었지만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짜증하나 없이 해맑은 얼굴로 모이기 시작했다. 한 명 두 명 모일 때마다 무지개 놀토반이 열리는 강의장은 시끌벅적해졌다. 춤을 추고 수다를 떨고 서로에 대한 애정표현도 소홀하지 않았다. 우리는 사람들이 편히 찾아올 수 있게 화살표를 함께 만들고 제목도 크게 꾸몄다. 간식과 김밥도 준비하고 강의장 의자와 테이블도 좀 더 편하게 바꿨다. 몇 회에 걸쳐 무지개 놀토반을 준비하다보니, 이제는 능숙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고 누구하나 소홀해지는 사람 없이 작은 일도 함께 해 나갔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2009년부터 ‘무지개 놀토반’ 이라는 이름 아래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직접 만나.. 2009. 9. 14. 놀자. 친구야. _ 지난 8월 15일 열린 이반 놀이터 참가기입니다. 어릴 적에 나는 주택에 살았었다. 주택은 마땅한 놀이터가 없었고 나는 항상 동네 친구들과 차가 다니는 동네 골목에서 놀아야 했다. 그곳엔 놀이기구도 없었고, 보드라운 흙들도 없었지만, 우리의 골목은 우리의 공간이었다. 낮이면 우리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우리들만의 공간이었다. 놀이터란 뭘까. 세상을 놀이터에 비유한다면, 성소수자들은 세상의 놀이터에서 소외되어 있는 셈이다. 우리의 공개적 공간은 만들어지기도 힘들고, 우리는 일반들이 만들어놓은 놀이터 속에서 그들인 것처럼 놀고 즐겨야 한다. 물론 그들의 놀이터는 우리에겐 재미없고 심심한 공간이다. 우리는 그들과 다른 놀이터에서 우리들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 특히 청소년들은 더 심하지 않을까. 온통 성인들.. 2009. 9. 14. 이전 1 ··· 198 199 200 201 202 203 204 ··· 2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