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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작년 한미 쇠고기 협상부터 드리웠던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더욱 어두워져만 가고 있다. 동인련 칼럼을 준비하고 막 넘기려는 찰나에 용산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1명이 극한의 고통과 공포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지금 한국은 제3공화국이나 제5공화국에서도 일어날 수 없었던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성소수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더 큰 두려움을 가지게 한다. 언제 지배 권력이 주류의 잣대를 들이밀며 우리들에게 칼을 휘두르고 위협을 가할지 모를 일이다. 나는 조용히 이번 칼럼을 덮고 이번에는 공란으로 비워둘까.. 아니면 소설 한편을 쓰고도 남을 이 시대의 작태를 다시금 되짚어 카타르시스가 흐드러지도록 욕지거리를 해볼까.. 심히 고민을 해보다가 2009년을 시작하는 칼럼만큼은 그 테마를 사랑으로.. 2009. 1. 30.
퀴어보다 더 퀴어한- 영화<쌍화점>을 보고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도무지 영화 은 이해할 수가 없는 그런 ‘이상한’ 영화였다. 영화를 관람한 동성애자들이 입을 모아 불쾌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감독이 밝힌 그대로 은 결코 동성애를 전면적으로 다룬 이른 바, ‘퀴어영화’는 아닌 듯 하다. 영화는 동성애를 단지 소재로 가져왔을 뿐, 그 안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이해를 찾아 볼 수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겨레신문에 언급된 ‘멜로드라마 최후의 장애물은 성정체성’이라는 유하 감독의 표현은 절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게다가 이것은 단지 동성애자 관객들만 느끼는 감정은 아닌 것 같다. 변심한 애인 홍림을 슬픈 눈으로 기다리는 왕이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객석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던 것을 보면. 영화은 절대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09. 1. 30.
HIV/AIDS 감염인과 미네르바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미네르바의 구속 사태를 보면서 이를 반대하는 여론도 많다. 하지만 한편으로 학력과 경력을 속인데다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고 한다. 경향신문에 이와 관련한 글을 기고한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는 ‘과연 허위와 욕설의 범위를 공동체가 다수결을 통해 규정하여 처벌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오래 전 천동설이 진실이었던 시절에는 지동설이 허위였고, 가까이는 다수가 황우석의 줄기세포연구를 지지하던 시절 줄기세포가 없다는 주장이 허위였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무언가 ‘특별하지 않은’ 표현이 수 없이 허용되면서도 ‘특별한’ 표현이 처벌된다면 이는 전체 국민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 2009. 1. 30.
그의 절망에 눈물짓는 능력이 마비되지 않기를 2006년 말, 한 HIV/AIDS 감염인 친구는 이 땅에서는 구할 수 없는 약이 필요했다. 그는 국내에서 공급되는 12가지의 에이즈 치료제에 내성이 생겼고, 그래서 그에게는 새롭게 개발된 약이 투여되어야 했다. 푸제온(Fuzeon)이라는 약을 이 때 나는 처음 알았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인 나라에서 연간 2만 달러의 비용을 요구하는 약이었다. 모두들 ‘금값보다 비싼 약’이라고 했다. 그 말이 내 머리 속에서 뽑아내는 생각의 줄기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정말 비싸구나.”라는 놀라움, 다른 하나는 금속의 차가움이다. 엄마 손은 약손 어렸을 적에 자주 앓았다. 툭하면 편도선이 붓고, 열이 났다. 그래서 남들은 평생 한두 번 일으킨다는 경기도 수십 번을 경험했다. 그 때의 기억이 지금도 잔상처럼 남아.. 2009. 1. 30.
2009년,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희망 이 글을 청탁받고 어떻게 쓸까 고민할 때만해도 이렇게 비참한 상황이 벌어질지 몰랐다. 경제가 어려워 제2의 IMF를 맞이할 거라는 전망 속에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아주 작은 희망이 남아있었다. 때문에 긍정적인 모습의 2009년 한해를 그려보려 했다. 하지만 설 연휴를 불과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생계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주민들을 몰아내는 막개발에 반대하며 폭력적인 용역 깡패들과 경찰의 진압에 맞서 싸우고 발버둥 쳐온 용산 철거민 5명이 결국 살인적인 진압에 의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그것도 모자라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만으로 5명의 철거민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 전국철거민연합을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 세워졌다. 하지만 무리한 공권력 투입을 진두지휘했던 김석기 경.. 2009. 1. 30.
용산에서 낙원동을 바라보다 1월 20일, 우리는 참으로 암담한 소식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국제인권기준으로도 강력하게 금지되어 있는 겨울철 철거가 폭력적인 공권력 주도로 자행되어, 결국 다섯 명의 용산 철거민과 한명의 경찰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노점상 자리 터라도 보장받았으면 좋겠다던 70대 할아버지, 늦둥이 아이를 둔 50대 가장. 유족들은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시신 앞에서 타다 남은 신발조각을 보며 이 등산화가 내가 사준 등산화라고, 이 옷이 내 남편의 속옷이라고 통곡해야했습니다. 시신이라도 내 손으로 거두겠다는 유족들의 외침은 가족의 동의와 확인절차가 무시된 경찰의 일방적인 부검으로 철저히 외면당했습니다. 18개 중대 1,400여명의 경찰병력과 40여명의 경찰특공대가 ‘눈 붙이고 잠잘 집이라도, 입에 풀칠 하기 위.. 2009. 1. 30.
Rainbow Jazz : 일곱빛깔 무지개처럼 다양한 재즈 맛보기 Rainbow Jazz : 일곱빛깔 무지개처럼 다양한 재즈 맛보기 2008년 12월 16일 음악속으로 10회 방송 새창에서 플레이어로 듣기 Us3 - Tukka Yoot's Riddim Guru (feat.Ronnie Jordan and Dee C Lee - No Time To Play Marc Mulin - Silver (Who Stole The Groove) Nuevo Discos - Be Together Jamiroquai - Too Young To Die Bobby Meffrrin - Thinkin About Your Body Bill Evans -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윤가브리엘의 음악속으로 10회 방송, [Rainbow Jazz : 일곱빛깔 무지개처럼 다양한 재.. 2008. 12. 18.
게이, 군대와 맞짱뜨다 이 글은 2008년 11월11일에 개최된 '군대와 게이, 불편한 관계 속에서 인권의 길을 찾다'토론회에서 발표된 발표문 ('군대, 게이들에게 어떤 공간인가', 정욜) 을 구성한 것입니다. -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증진을 위한 [무지개빛 인권바람! 군대에서 솔솔~] 프로젝트를 정리하며 [무지개빛 인권바람! 군대에서 솔솔~] 프로젝트가 마감을 향해 달리고 있을 11월 중순 무렵 군사법원이 “군형법 제92조가 헌법에 규정된 죄형법정주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고, 동성애자 군인의 평등권과 성적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는 소식을 언론기사를 통해 접했다. 처음에는 보도 기사를 잘 못 읽은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그동안 군 내부에서는 관련 법 개정에 대한.. 2008. 12. 11.
아래로부터 운동이 변화의 열쇠를 쥐고 있다 오바마 당선과 주민발의안8 통과 항의 운동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날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아리조나 주에서 치러진 주민투표에서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민발의안(캘리포니아의 주민발의안8로 대표된다) 주헌법에서 결혼의 정의를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주민투표 발의안. 주민발의안8 찬성 진영은 이 발의안이 통과해도 동거관계(domestic partnership)는 계속 인정되기 때문에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민발의안8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명백히 동성애자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내용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2008년 5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동성결혼이 허용됐고 이후 1만8천 쌍이 넘는 동성 커플이 합법적으로 결혼했다. 이 통과됐다. 미국 최.. 2008.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