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38 왜 그들은 우리를 싫어하는가? (1) 얼마 전에 한국 게이 친구가 한국의 천주교와 기독교에 대해 말하던 중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왜 그들은 우리를 그토록 혐오하나요?” 이 대화에서 나중에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인정했을 때 떠났던 그 교회의 예배 시간에 몰래 들어가곤 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신이 우리를 싫어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끔씩 든다고 해명했다. 내 친구의 그런 얘기가 뇌리를 떠나지 않아, 나는 그 당황스러움과 그들이 우리를 싫어하는 이유, 그리고 희망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아마도 신은 우리를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선 내가 어떻게 그런 질문을 듣게 되었고 그것이 나에게 왜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설명해야만 할 것이다. 나는 1994년에 처음 한국에 왔다. 한국인 친구와의 우정 때문.. 2010. 5. 27.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관대한 가부장이 동성애자와 조우했을 때 최근 한국의 TV드라마들에서는 게이이거나 게이로 가정된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김수현 작가가 쓴 SBS의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와 소설을 원작으로 한 SBS의 수목드라마 이 바로 그렇다. 이제 드라마를 통해 ‘게이’라는 호칭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하고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나 , , 같은 퀴어 영화들이 몰고 온 신드롬이나 파급력과는 분명 차원이 다르다. TV라는 매체가 지닌 특수성, 즉 접근의 편의성과 다양한 세대의 온 가족을 브라운관 앞에 모아놓는 동시관람 행위 유발의 용이성은 그 게이들이 일상 속 깊숙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김수현처럼 영향력 있는 드라마 작가라면 더욱 그러하리라. 더불어 그들의 모습은 더 이상 과도하게 여성스럽거나 성적으로 과잉되어 있.. 2010. 5. 27. 성소수자 유권자로서 투표하기! 기호 0번 나 이반 후보를 추천합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역을 가득 메우고 있는 선거운동원들과 후보자들이 내미는 명함을 받을 때마다 “저 사람들은 내가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직접 묻고 싶어진다. “당신들은 성소수자들을 위한 공약을 가지고 있나요?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나요?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하시고 계시나요?” 하지만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성소수자 지역주민을 유권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고 집단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니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 존재’들로 여길 뿐이다.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성소수자 관련 정책들도 인권기본조례, 차별금지조례 등 진보정당의 정당정책으로만 남아 겨우 생명력.. 2010. 5. 26. 뒷걸음질 치는 세상에 우리가 외쳐야 할 것은? 바꿔!!! CHANGE! - 2010 퀴어문화축제, 퀴어퍼레이드를 기다리며 지난 23일 일요일, 사무실에 동인련 회원들이 모여 올해 퀴어퍼레이드 차량과 가판 그리고 행진 때 들고 나갈 피켓을 만들었다. 우드락에 예쁜 글씨를 써서 오린 다음 머리띠에 붙이거나 피켓에 색지를 붙이는 작업들을 했다. 그리고는 차량을 어떻게 하면 멋지게 보일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즐거운 수다들이 이어졌다. 작년 퀴어퍼레이드 때 동인련 참가단은 'Pink Revolution'이란 이름으로 함께하며, 핑크색 삼각형 피켓에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원한다!’, ‘군형법 92조 즉각 폐지하라!’, ‘성소수자 차별없는 일터를!’등의 구호를 담아 행진했었다. 버리기 아까워 보관해두었던 그 피켓을 보자니, 지금 우리 사회에 바뀐 것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 2010. 5. 26. LGBT 운동이 낙태를 선택할 권리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 지난해부터 한국에서도 낙태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낙태 근절을 내놓았고 이에 힘입은 반낙태운동은 공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낙태에 반대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모임인 프로라이프의사회가 등장해 낙태 시술을 하는 병원 명단을 공개하고 급기야 낙태 시술을 한 의사와 병원을 고발하기까지 했다. 이런 공격 때문에 낙태 비용은 치솟았고, 시술을 하는 병원을 찾기도 힘들어졌다. 낙태를 하러 해외로 원정을 가는 현상도 생겼다. 며칠 전에는 낙태 비용을 마련하려고 돈을 훔친 여성이 붙잡혔다는 기사가 언론에 실리기도 했다. 낙태 불법화는 위험한 무면허 낙태 시술과 자가 낙태를 늘린다. 이것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과거지사가 아니다. 낙태 합법화 이후 낙태권에 대한 공격이 끊이지 않는 미국.. 2010. 5. 26. 다시 이해하는 차이코프스키 한국에서 동성애자 차이코프스키 받아들이기 유명인에 대한 일화는 그 유명인보다 그런 일화를 제기하는 이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특히 어린이들이 읽는 위인전은 당대 사회가 아이들에게 주입하고 싶은 가치가 순진한 척하는 말투로 뒤덮여있다. 1993년에 출간된 음악춘추사 문고판『차이코프스키』에서는 이 작곡가가 결혼에 실패한 이유를 여성을 바라보는 차이코프스키의 순수성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차이코프스키는 평범한 남성들과 달리 여성을 지나치게 이상화해서 결혼생활, 즉 성생활을 할 수 없었는데, 아내였던 밀류코바가 성생활을 밀어붙여서 그가 자살을 시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식이라면 자식을 스무 명이나 낳은 바흐는 여성을 동물로 보아서 그런 것이냐고 반문하고 싶다. (저자가 누구인지 찾아보.. 2010. 5. 26. 한신의 중심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외치다! - 한신대 성소수자 인권모임 ‘고발자’ 운영자 곱단 인터뷰 4월25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 캠페인이 열렸을 때, 지나다니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한 번에 멈추게 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당당히 “나는 게이다”라고 소리쳤던 사람. 바로 한신대 성소수자 인권모임 ‘고발자’ 운영자 ‘곱단’ 이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예쁘게 차려입고(누가 봐도 게이스럽게(?)) 캠페인에 열심히 참여했던 그가 동성애자인권연대 신입회원으로 가입을 했습니다. 그 이후 5월1일 120주년 노동절 기념행사가 열렸던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더 많은 한신대 학생들과 함께 우리는 또 만났습니다. 그는 핑크색 바지를 입고 성소수자 인권을 알리는 유인물을 열심히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곱단의 삶과 생각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웹.. 2010. 5. 26. 멸망에의 욕망, 미시마 유키오 - 『가면의 고백』에 드러난 어느 동성애자의 기록 소설『금각사』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시마 유키오는 일본 현대 문학을 이야기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 중 한명이다. 마치 독자를 녹여버릴 듯 달콤하고 아름답게 달려 나가는 그의 미려한 문장들은 그가 일본문학에서 중요한 작가로 평가받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곤 한다. 작품 전반에 드러난 우익적 폭력성에도 불구하고 미시마 소설의 미학적 완성도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러한 아름다운 문장의 힘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의 소설에는 웬만큼 공을 들여서는 쓰기 쉽지 않은 빛나는 문장이 있다. 매번 읽을 때마다 페이지 곳곳에서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이러한 빛나는 문장들은 미시마가 철저한 장인정신에 입각해 작품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 2010. 5. 26. 말! 말! 말!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지지합니다! 4월25일 구름한 점 없는 따뜻한 봄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다니는 많은 시민들과 더불어,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지지하기 위해 모인 참가자들이 꽃잎 하나 없는 앙상한 나뭇가지에 봄꽃을 피웠습니다. 앙상한 나무가 벌거벗겨진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현실을 말한다면, 그 위에 덧붙여진 꽃잎은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의 목소리였습니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거리 캠페인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많은 참여로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 가면을 당당히 벗어던지는 모습 속에서 오히려 저와 같은 성인 성소수자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꽃잎모양의 종이에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보내는 지지의 글을 적고 지지 글을 작성해준.. 2010. 5. 26. 이전 1 ··· 190 191 192 193 194 195 196 ··· 2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