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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에세이] 이걸 보면 깜짝 놀라겠지?- 부산 타이트홀 SM 이벤트 참여기 Rubber Le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하루하루 노동하고 힘든 어느 날, 트위터에 지인에게 12월 부산 범일동(그 범일동이 맞다)에 위치한 타이트홀 클럽에서 SM테마로 이벤트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 귀가 솔깃해졌다. 한국 SM이벤트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많이들 하는 도그마스크, 하네스, 수족갑은 기본이겠지? “그래 진정한 SM의상이 무엇인지 보여주자” 조직가의 역량을 발휘하자. 혼자 가기 적적하니 사람들을 모았다. 아는 지인을 모아서 각자 특출난 기량을 발휘하여 행사 참여를 준비했다. 기차표와 숙박 장소를 알아보던 중, 때마침 태국에서 주문한 옷이 도착했다. 새 코스튬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한다는 생각을 하니 긴장이 많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12월 첫째주 토요일, 아침 업무를 .. 2023. 12. 25.
[공연 리뷰] 오늘은 당신에게, 내일은 나에게, 하지만 오직 오늘 뿐- 렌트 코코넛(행성인 HIV/AIDS인권팀) 이 글에는 뮤지컬 '렌트'에 대한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렌트를 관람할 계획이 있거나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뮤지컬을 볼 때 노래와 연기 등 연출적인 요소에 더 집중하기 위해 스포일러를 미리 보고 가는 편이어서 스포일러에 예민하지 않지만, 모두의 의사는 존중해야 하니까요. 또한 이 글은 '렌트' 덕후의 주접이 들어가 있습니다. 돌아갈 시간을 드릴게요. 셋, 둘, 하나. 아직 남아 계신가요? 감사합니다. 그럼 글 시작하겠습니다. 돈 없는 학생인 나에게 어울리지 않게 좋아하는 돈 많이 드는 취미가 있다면, 뮤지컬을 보러 다니는 거다. 2021년에 '하데스타운'을 보고 김수하와 박강현의 달달함과 최재림의 성량에 .. 2023. 12. 24.
육아#20. 연구리뷰1: 동성부모 슬하의 자녀들은 건강하고 행복한가?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어제는 아이가 태어난 지 2년 7개월이 되어 키와 몸무게를 쟀습니다. 어느새 우리 품에 안겨 생후 30개월을 맞이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하는 짓이나 말로 표현하는 것들이 한 살 때까지는 매달, 그리고 두 살부터는 6개월 단위로 큰 변화를 보였던 것 같아요. 요즘에 이 녀석이 돈이란 것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마트에서 과자를 카트에 담으면 계산도 하기 전에 바로 먹겠다고 떼를 썼습니다. 그러면 저는 지갑을 보여주며 돈을 내야 먹을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막무가내 이지요. 그런데 이게 효과가 있었을까, 지난번 마트에서 계산 전에 먹겠다고 하여 돈을 내야 먹을 수 있다고 알려준 뒤 시험 삼아 지폐를 주었더니 계산대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지폐를 건네 주더라고요. 그리고 돈을.. 2023. 12. 24.
행성인 웹진 2023년 11월호 🍂 11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한마디 🍂 세계 에이즈의 날,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에 부쳐 - 실천과 배움, 만남과 돌봄의 HIIV/AIDS 인권운동 🍂 [회원 에세이] 퀴어는 부끄러운 게 아냐 – 내 안의 수치심 넘어서기 🍂 [회원에세이] 서울시장에게 부치는 퀴어 노동자의 요구 🍂 [퀴어 여행기] 대만 프라이드에서 맨땅에 헤딩하기 🍂 육아#19. 할로윈은 즐거운 축제 🍂 [TDOR 특집]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 [TDOR 특집] 그날 죽지 못한 나는 2023. 11. 23.
11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한마디 행성인 미디어TF * 11월 오소리사무국장이 근속휴가를 보내면서 이번달 활동스케치는 미디어TF에서 정리했습니다. # 행성인 이끔이 교육 11월 1일 행성인 성평등위원회는 이끔이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이날 행성인 운영위원과 각 팀과 소모임장들이 참여하여 활동하면서 생기는 애로사항을 나누고, 회의를 비롯하여 각종 활동과 행사에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지,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어떤 태도와 방식들이 필요한가를 이야기 나눴습니다. # 행성인 집들이 11월 10일 행성인 집들이에는 많은 연대단체 활동가와 회원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참여한 이들은 이사하면서 경험한 우여곡절을 이야기나누고, 새 공간을 소개하며 수고와 축하의 인사를 나눴습니다. # 전국노동자대회 참여 11월 11일 전국노동자대회.. 2023. 11. 23.
세계 에이즈의 날,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에 부쳐 - 실천과 배움, 만남과 돌봄의 HIIV/AIDS 인권운동 행성인 HIV/AIDS 인권팀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입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 날을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올해 헌법재판소에서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상 전파매개행위죄에 대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HIV/AIDS인권활동가와 퀴어커뮤니티, 의료전문가들과 각계의 많은 사람들은 질병을 범죄화하는 것이 취약한 이들을 더 낙인찍고 드러나지 못하도록 할뿐, 예방에 어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해당 법조항의 폐지를 오랫동안 주장해왔습니다. 비록 합헌 결정이 나왔지만, 헌법재판관들이 HIV감염인들이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감염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HIV/AIDS 인권운동이 오랫동안 인식개선을 해온 성과이기도 합니다. HIV/AIDS인권.. 2023. 11. 23.
[회원 에세이] 퀴어는 부끄러운 게 아냐 – 내 안의 수치심 넘어서기 eppe 수치심(shame)이란 감정은 우리에게 언제부터 생겼을까? 최근 이걸 자주 고민했다. 어릴 때의 나는 내성적이고, 말을 잘 못 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이게 꼭 내가 원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은 절대적인 기준이 엄격한 편은 아니었으나, 나의 보호자였던 부모님은 나에게 허락되는 것과 아닌 것을 확실하게 구분했다. 그리고 내가 기준을 벗어났을 때마다 반복되는 메세지는 ‘그건 부끄러운 짓이고,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 거야’ 였다. 이런 메시지를 받게 되는 행동의 범위는 꽤 넓었는데, 인터넷으로 ‘엽기’적이거나 야한 컨텐츠를 보는 일부터-지금 궁금한 것은, 동성애 컨텐츠는 ‘엽기’에 들어갔을까, 아니면 ‘야한’ 컨텐츠에 들어갔을까?.. 2023. 11. 23.
[회원에세이] 서울시장에게 부치는 퀴어 노동자의 요구 창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노들야학 활동가) * 지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비롯한 장애인 운동단체와 시민들은 장애인권리예산과 권리입법 쟁취뿐 아니라, 이동권 투쟁, 서울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살리기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행성인 회원이자 노들야학에서 활동하는 창현님도 투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원고는 그가 투쟁현장에서 발언한 내용을 각색한 글임을 밝힙니다. 저는 노들야학에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전담인력으로 일하고있는 창현입니다. 노들야학에서 일한지는 3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1월1일이 되면 해고자가 됩니다. 오세훈시장님 덕분입니다.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2020년 서울시에서 최중증장애인을 우선으로 고용하는 일자리입니다. 노동자.. 2023. 11. 23.
[퀴어 여행기] 대만 프라이드에서 맨땅에 헤딩하기 김민지(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대만에 다녀온 것은 올해가 5번째다. 2015년에 처음 갔으니 코로나를 감안해도 2년에 한 번씩은 꼭 방문한 셈이다. 처음 방문했던 2015년과 지금 사이 대만에서는 동성혼이 법제화되었고, 훨씬 다양한 퀴어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보인다. 9년은 꽤 길어 심지어 야시장의 유행 메뉴도 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반면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다. 시먼홍러우 뒷길, 거대한 무지개가 걸린 노상 술집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전혀 변한 것 없어 이제는 정겹기까지 하다. 대만에 여러 번 다녀가며 2015년 커밍아웃 하지 않은 친구와 함께 여행 할 때를 제외하고는 갈 때마다 늘 이런저런 퀴어 업소에 기웃거렸으나, 이번은 그 중에서도 특별했다. 바로 매년 10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대만.. 2023. 11. 23.
육아#19. 할로윈은 즐거운 축제 마을 어린이들 신났네, 할로윈 축제 우리 마을에서 할로윈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별로 준비할 마음이 없었어요. 그러나 아이와 좋아하는 찰스 아빠는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었어요. 아빠와 코알라 딸내미는 신이 났답니다. 남편은 아이에게 검은 원피스를 입히고 검정 스타킹과 검정 구두를 신겼습니다. 아이는 눈 주위를 검게 칠해 너구리가 되었습니다. 아빠의 컨셉으로 아이는 온통 까만 색으로 변했어요. 그리고 우리 옆집에 사는 조 이모에게 선물 받은 마녀 모자를 쓰고 호박 바구니 들고 공원으로 출발. 공원에는 온갖 장식을 한 어린이들이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정말 많이 왔더라구요. 여러 조로 나뉘어 조별로 각기 코스가 다른 부스를 방문하는 코스 였습니다. 각 부스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사탕.. 2023. 11. 23.
[TDOR 특집]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소하(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잘 지내고 계시나요? 저는 1년 전의 나입니다. 불안과 우울의 시절을 겪고 있지만, 그럭저럭 살아내고 있습니다. 1년 후에 나는 안녕한가요? 부디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요. 먼저, 이 편지를 쓰게 된 이유를 간단히 전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TDOR을 맞아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어떤 글을 쓸지 계속 고민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즐겁고 유쾌한 글을 남들에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와 반대되는 삶을 살고 있다 보니 어둡고 우울한 글을 보이게 될까, 걱정이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재작년에 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매우 낯설었습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지금의 나와는 영 다른 사람 같아!” 그래서 떠올랐습니다. 1년 뒤에 나에.. 2023. 11. 19.
[TDOR 특집] 그날 죽지 못한 나는 연수(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매년 11월 20일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다. ‘Transgender Day of Remembrance’, 줄여서 TDOR 이라고 한다. 2019년 11월 어느 날, 나는 ‘조각보’라는 트랜스젠더인권단체에서 TDOR 행사 공지를 올린 것을 보았다. 그때는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명확하게 정체화하기 전이었다.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라고? 대체 얼마나 많이 죽길래..?’ 라는 당혹감과 함께, 연대와 지지의 마음으로 그 행사에 참가했다. 서울의 어느 한 건물, 어스름한 조명 아래 족히 수십 명은 되어보이는 사람들이 모였다.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깃발을 두른 LED 촛불을 든 채로.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은 조용히 무대 앞으로 나와 삶과 죽음을 오갔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2023. 11. 19.
행성인 웹진 2023년 10월호 행성인 2023년 10월 활동스케치 1026 헌재 판결에 부쳐 - 상임활동가들의 말말말 [행성인 이사했다] 행성인 이삿날 스케치 [행성인 이사했다] 여기가 노다지다: 자료 정리 후기 [짤막 연재] 페티쉬의 길 (fetish Road) - #3. 끝은 새로운 시작 그리고 Q&A 육아#18. 한가위, 그리움 그리고 만두 빚기 2023. 10. 27.
행성인 2023년 10월 활동스케치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무국장) #1. 행성인 회원 의무교육 "Be the 행성人" 지난 10월 7일, 행성인 회원 의무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의무교육은 단체의 활동과 지향에 대한 이해를 돕고, 민주주의적 의사소통과 성/평등 감각을 높이고자 진행됩니다. 행성인 정회원의 권리 중 '총회 의결권'과 '임원에 대한 선거권 및 피선거권' 획득을 위해서는 가입 이후 회원 의무교육을 필수로 1회 이상 이수해야 합니다. 2024 총회 이전 마지막 의무교육은 24년 1월 13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돌아오는 이번 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정회원분들께서는 마지막 의무교육을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2. 이사 10월은 이사로 매우 분주한 한 달이었습니다. 이사 전 먼지 쌓인 낡은 자료들과 가구들을 버.. 2023.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