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문화읽기177 엠버의 체스트트러블(Chest Trouble) 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가슴을 찾아 떠난 엠버가 화제다. 유명걸그룹에 속해 있는 엠버가 소위 ‘여성’답게 꾸미지 않은 채 활동을 쭉 해 왔고, ‘일부’ 대중들이 한결같이 그의 특성을 걸고 넘어졌다. 그들의 딴지는 다음과 같다. 왜 머리가 길지 않느냐. 왜 치마를 입지 않느냐. 왜 문신을 하고 다니냐. 왜 굴곡진 가슴이 없느냐. 이 지속적인 딴지는 엠버의 유튜브채널 WTP(What The Pineapple)까지 이어졌고, 혐오댓글로 발화됐다. 엠버는 위트있게 영상으로 받아쳤다. “I think I should start looking for that I think I’ve been that putting that off for too long. So.. umn.. Let’s go then!.. 2017. 11. 10. 무지개문화읽기- 퀴어영화 그동안 어떻게 바뀌었나. 무지개문화읽기 코너도 행성인 20주년을 맞아 퀴어영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옛날 영화 한 편과 비교적 최신 영화 한 편을 비교해 봅니다. 레즈비언 영화로 분류될 수 있는 와 에 대해 썼습니다. 영화에 대한 분석글이므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 17년간 무엇이 달라졌을까.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와 아가씨(2016)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아가씨 배경 20세기 한국의 어떤 여고 일제강점기 한국 감독 김태용과 민규동 박찬욱 인물 소민아(김민선 분) 유시은(이영진 분) 민효신(박예진 분) 문지원(공효진 분) 최연안(김민희 분) 고형석(백종학 분) 이즈미 히데코(김민희 분) 숙희(김태리 분) 후지와라(하정우 분) 코우즈키(조진웅 분) 사사키(김해숙 분) 복순(이용녀 분) .. 2017. 9. 6. [행성인 회원의 경향신문 퀴어 백일장 당선작] 악몽 조은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웃풍이 도는 거실 한 가운데에 박스 세 개가 놓여있다. 모서리마다 고양이 털이 나부낀다. 세 개 중 하나는 아직 입을 벌린 채로 내용물인 운동화들과 모자들을 보이고 있다. 3년 전, 기념일을 맞아 똑같이 맞췄던 운동화 중 하나를 남은 공간에 가지런히 넣는다. 이제 신발장에 남은 그녀의 신발은 단 한 켤레도 없다. 여러 가지 최악의 상황을 예상했지만 짐을 싸달라는 요구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가 누워있는 병실 앞에서 1층 흡연구역까지 끌려가듯 내려가는 동안, 그녀의 아버지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았다. 뒷모습만 봐도 나를 의식한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로 경직된 걸음걸이에 계단을 밟는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그는 흡연구역에 서서 담배를 두어번 깊이 들이마신 뒤에야 나를.. 2017. 9. 6. 남성연대에 대한 사사로운 궁금증 -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내가 머리를 자르러 가는 미용실의 주요 고객은 ‘남성’이다. 어느 날 미용실에 들어가려고 문을 열었을 때, 순간 ‘쎄함’이 스쳤다. 이어 한 남자가 자신의 친구를 향해 히죽 웃으며 “야, 그걸 동조하면 그 새끼는 여자지.”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3초 간 ‘여성’인 나를 쳐다본 후, 자신의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의문점이 들었으나,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무엇에 동조하면 여성인 걸까. 2. 그것에 동조하면 ‘왜’ 여성인 걸까. 3. 맥락에서 여성의 의미는 무엇이고, 나를 왜 쳐다봤을까. 이 의문점을 통해 든 생각을 정리해 보면, 남성들 간에는 ‘동조하면 안 될 것’이 있고, 그 금기를 어기면 ‘여성’이라고 서로를 평가 혹은 무시한다. (.. 2017. 7. 7. 행성인 웹진기획팀과 친구사이 소식지팀 간담회 후기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2017년 5월 27일 11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이하 행성인) 사무실에서 행성인 웹진기획팀과 친구사이 소식지팀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올해 행성인 웹진팀에서는 보다 좋은 웹진을 만들기 위해, 다른 단체에서 내는 매거진이나 컨텐츠를 참고해서 공부하고 있는데요. 여성주의 저널 에 이어 두 번째 참고할 매거진으로 택한 것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였습니다. 성소수자 운동을 ‘글’이라는 매개로 풍성하게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직접 만나서 글로는 다 담길 수 없는 고민까지 나눠보고자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보았습니다. 덕분에 서로의 기사 작성 · 발행 체계와 회의 방법, 기사를 기획할 때의 고민까지 나눌 수 있었습니다. 친구사이 소식지팀.. 2017. 7. 7. New Face ‘Princess Maker’ 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단오도 지나고 여름이다. 며칠 전 한 학생이 싸이가 컴백했다며 신곡을 들려줬다. 댄스곡 특유의 쿵짝쿵짝 비트를 들으니, 새삼 진짜 여름이다-고 생각할 찰나. 내 귀에 꽂힌 그 가사들. 그거 실화냐. 듣고 싶지 않았던 가사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며, 올여름 ‘이런 노래 좀 만들지 마라’ 1인 시위를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너무 나간 걸까. 어딜 쳐다보는 거냐고 솔직히 너 그래 너 생판 처음 만난 너 왜 널 쳐다보는 거냐고 궁금해서 설레서 낯설어서 ( New Face / 싸이 ) 시작부터 성희롱이다. 시선에 불편한 여성이 ‘어딜 쳐다보는 거예요?’라고 말했을 때 ‘(필요도 없는 관심을 뿜뿜 담아) 널 쳐다본다’고 답하는 방식을 그럴싸하게 가르친다. EBS 까칠남녀.. 2017. 6. 13. 성소수자들의 언어 사용에 대하여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2014년 3월호에는 여성의날을 맞이하여 게이들의 여성 화자적 언어 사용에 대하여 게이와 레즈비언이 각각 고민해보는 기획이 실렸는데요, 게이들이 서로에 대해 친밀한 자매애를 표현하거나 서로를 놀릴 때 혹은 그냥 평범한 대화 중에도 ‘벅찬 년’, ‘웃기는 년’, ‘보갈년과 같이 ‘~년’으로 스스로나 상대방을 지칭하는 게이 커뮤니티 문화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획이었습니다. '벅찬 년', '보갈 년'에 대한 어느 레즈비언의 소고 http://lgbtpride.tistory.com/728 게이들의 여성비하적인 언어사용에 대한 소고 http://lgbtpride.tistory.com/731 그래서 이 두 글이 발행되었지요. 최근에(라고 하기에는 이 글은 지속적으로 이슈가.. 2017. 5. 9. 노-오-력이 부족하다고? 면(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웹진 기획팀) ‘노-오-력’. 아무리 노력해도 노력으로 메꿀 수 없는 것을 자꾸만 노력하라고 하니, 이를 비꼬는 말이다. 이를테면 이런 노-오-력.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 임금보다 낮은 것은 여성의 노-오-력이 부족해서다거나, 당신이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부모를 잘 만나려는 노-오-력을 안 했다거나. 이 메시지는 영화 〈히든피겨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캐서리 존슨, 도로시 본, 메리 잭슨 이 세 인물은 흑인 여성으로, 1960년대에 NASA에서 근무했다. 이 세 사람은 영화 제목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숨겨진 인물들)’처럼 NASA의 업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여했으나 성별/인종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이다. 영화에서 봤듯 이들.. 2017. 5. 9.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종로의 레스토랑! - 글로우 키친(Glow Kitchen) 사장 앤초비, 이든님 인터뷰 인터뷰 한 사람: 주원,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인터뷰 받은 사람: 앤초비, 이든(글로우 키친(Glow Kitchen)) 주원: 간단하게 자기소개 및 글로우 키친(Glow Kitchen, 이하 글로우) 소개 부탁드려요. 이든: 저는 이든이라고 하고요. 현재 직업은 라이터(writer)고요. 부업으로 앤초비랑 같이 글로우를 운영하고 있어요. 앤초비: 저는 앤초비구요. 글로우 운영하고 있어요. 이든: 글로우는 소주와 맥주와 와인이 공존하며, 게이와 레즈와 일반이 공존하며, 이탈리아와 아시아와 한국적 음식이 공존하는 퓨전 레스토랑입니다. 아, 이 친구랑 하면 되겠다...! 주원: 처음에 글로우를 운영하게 된 과정을 들려주세요. 이든: 앤초비님과 제가 스파이크라는... 고고댄스그룹? 앤초비:.. 2017. 4. 13. '블랙리스트 투사'와 여성혐오의 그림자 - <더러운 잠> 논란에 부쳐 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1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 중인 ‘곧, BYE!’(2017. 1. 20~ 1. 31) 전시에 걸린 이구영작가의 이 시끄럽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의원 주최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작가 20명이 기획한 전시의 작품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여성 누드에 합성하고 침몰하는 세월호 배경 앞에 주사바늘 다발을 들고 있는 최순실이 사드와 박정희 전대통령의 초상을 올려놓은채 누워있는 박대통령 뒤에 '시녀'처럼 서 있는 작품 말이다. 은 세월호 침몰 7시간동안 박대통령이 최씨가 공급한 주사를 맞았다는 의혹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언론에서 귀에 박히도록 언급하듯 에두아르 마네의 (1863)를 패러디했다는 것도 쉽게 읽어낼 수 있다. 박대통령에 대한 패러디는 이전부.. 2017. 1. 25. <아가씨> 못지않은 언니들이 온다 - [리뷰] 어지러운 시국, 당신이 게이들의 노래를 들어야 하는 이유 <위켄즈> 루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 한국게이코러스 G_Voice 단원) '퀴어 영화'가 한 해를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LGBT 서사를 다룬 작품들이 예년 대비 다수 등장했다. 를 필두로 , , , 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고,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명작'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2016년을 마무리 하는 영화 중에서도 돋보이는 퀴어 영화 한 편이 있다. 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국내 유일 게이코러스 합창단인 '지보이스'의 이야기를 다룬 는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파노라마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손에 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삼십 여곳에 달하는 국내외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으며 작품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12월 22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각종 영화 관련 .. 2016. 12. 19. 영화 <연애담> 리뷰 - 한 문이 열리면 다른 문이 닫힌다 겨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 편집자 주: 본 글에는 스포일러성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은 주인공인 윤주와 지수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윤주와 지수가 만나고, 사귀면서 우여곡절을 겪는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비춰준다. 우리는 이성애중심적 로맨스의 정형화된 패턴을 이미 알고 있다. 영어로는 "Boy meets girl"서사라고 하기도 하는 이 전형은 소년이 소녀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이 과정에서 소녀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이에 비춰 보면, 은 한국사회에서 레즈비언들이 연애하는 것의 전형적 서사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 시작은 지수가 신분증을 놓고 와서 담배를 사지 못해 쩔쩔매는 것으로 시작한다. 윤주는 .. 2016. 12. 3. 애도와 쾌락을 가로지르는 변칙적 조우- <변칙판타지> 리뷰 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서로 다른 세계들의 변칙적 조우 는 근래 아카이빙 전시와 단행본 출간 등으로 8년여 국극 프로젝트의 여정을 갈무리하는 정은영 작가의 무대연출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한편으로 국극배우와 지보이스가 조우하는 컨셉은 다른 갈래의 관심사였다. 둘의 만남은 어떤 풍경을 만들어낼까. 공연 전부터 대강의 주파수를 가늠해보기도 했다. 남성중심의 판소리계에서 배제된 국극의 텅 빈 지층 위에 애초부터 설자리가 없었던 국극배우, 주어지지 않았던 자기 자리를 찾아가면서 일상을 노래하는 게이코러스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가. 작가의 문장을 빌린다. ‘여성국극 남역배우라는 환상에 인생을 걸었으나 이제는 소멸의 끝자락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마지막세대 남역배우 남은진의 우울과, 성소수자로서의.. 2016. 11. 13. 퀴어들의 스터디 - 퀴쓰 스톤(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편집자 주: 행성인 내에는 다양한 팀 활동과 소모임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팀과 소모임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활동을 하는 팀인지 잘 알 수 없을텐데요! 그래서 이번 웹진 10월호부터 행성인 내 소모임 및 팀활동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퀴쓰가 뭔가? 간단 소개! 안녕하세요 여러분! 퀴쓰는 ‘퀴어들의 스터디’란 뜻으로 행성인 내 책읽기 소모임입니다. 정체성, 지향성, 성별, 나이, 행성인 회원 등록 여부 상관없이 참관 혹은 가입 가능하십니다. 많이 많이 오세요! 퀴쓰는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나요? 퀴쓰는 다양한 분야의 인권과 사회 문제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입니다. 다만 그 접근을 주로 페미니즘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군사주의에 대해 공부한다면, ‘페미니즘적 관.. 2016. 10. 12. 퀴어 웹툰, 앞으로도 한 컷씩 나아가길 겨울, 스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인간이 만들어내는 서사는 구술부터 영화까지 여러 형태의 매체를 통해 전파된다. 현재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 중 하나는 바로 웹툰이다. 웹툰에서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는 주로 어떤 맥락에서 소비되고, 어떤 형태의 스토리에서 나타나는지, 그리고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웹툰은 현재 서사를 다루는 매체 중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쉽게 퍼질 수 있고, 비교적 연령이 낮은 사람들이 향유하는 매체다 보니 우리의 이미지가 웹툰에서 어떻게 생성되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스톤과 내가 함께 애기를 나눴을 때 발견한 것은, 각자의 성장과정에서 접한 성소수자가 나오는 서사를 가진 창작물은 이하의 과정을 거쳐 발전해왔다는 점이다... 2016. 9. 3. 여름휴가 때 보면 좋을 퀴어 영화/드라마 베스트 4 먕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휴가철이 다가왔지만 누구나 산 넘고 물 건너 어느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stay와 vacation의 합성어)이라는 말이 생긴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굳이 없는 돈 들여서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장소까지 가 성수기 바가지 요금만 옴팡 물다 오느니 집에서 에어컨 켜 놓고 그동안 못 읽은 책, 못 본 영화나 보며 무념무상하게 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번 여름,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고자 하는 그대에게, 안방을 떠나지 않고 마이 퀴어 스테이케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휴가 때 보면 좋을 퀴어 영화/드라마 4편을 골라 봤다. 하기 작품들은 필자가 실제 봤던 영화와 드라마들 중 퀴어 .. 2016. 7. 2. 세우고, 모이고, 버틴다 - 공간이 주체를 만든다 X 행위가 공간을 구축한다 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장소를 구획하는 체제, 공간을 채우는 대기의 온도가 나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관계를 엮는다. 반대로 공간은 행위자에 의해 사후적으로 의미 부여되고, 이질적인 사건과 행위의 개입으로 새로운 장소성을 얻기도 한다. 주체의 내적 성찰은 외부와의 소통을 통해 공간에 힘을 불어넣는다. 공간을 논하며 주체를 숙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나의 계층과 지위, 정체성을 부여하는데 있어 공간은 빠질 수 없다. 공간은 물리적 속성 외에도 사회체제로, 추상화된 공동체의 이미지로 나를 둘러싼다. 구성원마다 경험을 채우고 공유하는가하면, 기억으로부터 나를 구축하고 우리의 공간을 생성한다. 기억하기 위한 주체와 공동체의 노력은 당사자가 속해있는 공간에 의미를 덧붙이거나 충돌과 협상의 과정을 거쳐 공.. 2016. 6. 15. '퀴어락' 탐방기 겨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처음에 '퀴어락'을 방문하기로 생각했을 때 퀴어 역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역사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작업인지 익히 알고 있었다. 때문에 '퀴어락'을 방문했을 때 더더욱 긴장을 했던 것 같다. 학술적이고 유달리 딱딱한 공간은 아닐까 이런 걱정을 하면서 '퀴어락'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이런 내 걱정은 사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 열려있는 공간이었으며 '퀴어락'은 다른 단체들과 함께 사무실을 공유하고 있었고, 서지류나 영상류도 보기좋게 정리되어 있었다. 한결 아늑하게 다가오는 공간에서 우리는 편안히 앉아 '퀴어 아카이브 퀴어락'에서 근무하는 루인님과 대화를 나눴다. '퀴어락'에서 "락"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퀴어 아카이브를 영.. 2016. 5. 9. 레즈비언이 햇빛서점을? 요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화려한 이태원 거리와 상반되는 조용한 우사단로에서, 노오란 네오사인이 눈에 띄는 햇빛서점. 2015년 9월 4일에 오픈한 한국 최초의 LGBT 전문 서점이다. 햇빛서점은 게이들이 낮에도 놀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레즈비언이 햇빛서점을? 햇빛서점을 가는 길은 험난했다. 이태원과 친하지 않은 레즈비언이기 때문에, 길을 많이 헤맸다. 그리고 오르막길에 절망했다. 그렇게 험난한 여정 끝에 도착한 햇빛서점은 내가 상상한 것과 달리 소박하며 귀여운 느낌이 들었다. 내가 상상했던 햇빛서점은 예전에 게이 클럽 파티에 갔을 때 느꼈던 것처럼 화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내가 느끼는 ‘게이’에 대한 편견일지도 모른다.) 나는 게이 문화를 생각하면 ‘화려함’.. 2016. 4. 10. 성별이분법의 폭력과 혐오의 시선- 영화 <하프> 를 보고 나서 바람(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최근 한 달 사이 , , 등 성소수자 주제의 영화들이 개봉했다. 사람들은 어느 영화를 볼지 혹은 어떤 영화가 더 가치 있는지 따져가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세 편의 영화들 중에서 제일 먼저 개봉한 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는 나에게 많은 아쉬움과 속상한 감정을 가져다 준 영화기도 하다. 영화는 트랜스젠더여성 민아가 트랜스젠더 업소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가 폭행 당하는 걸 말리던 중 실수로 가해자를 죽이고 남성 교도소에 수감되는 내용이다. 시사회에서 감독은 를 제작한 계기를 밝혔다. 전언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소설가 김비님의 책을 읽고 도움을 받아 성소수자에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영화는 ‘성별이분법’을 키워드로 던졌다. 민아는 부모님에.. 2016. 3. 14. 이전 1 2 3 4 5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