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성소수자89 대학로 한복판에서 우리를 외치다 5월 둘째 주 토요일, 그날의 대학로는 맑고 화창했다. 가면을 쓴 혹은 쓰지 않은 10대 성소수자들이 거리에서 "우리가 여기 있어요!" 하고 활발하게 외치고 있었다. 발언이 처음이라 좀 횡설수설했지만 그날 나는 마이크를 잡고 이런 활동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노라고 말했다. 인식, 알리는 것, 의미. 그때 내가 하고 싶었지만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얘기는 그런 것들이었다. 솔직히, 대학로 캠페인과 같은 알리는 활동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시위를 하고, 소송을 걸고, 법 개정을 요구하는 그런 활동들에 비하면, 그것은 조금 힘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토요일 단 하루, 종일도 아닌 불과 몇 시간동안 우리가 여기 있다고 외치는 일이 과연 .. 2009. 6. 1.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5월 7일 목요일. 나는 사무실에서 캠페인을 준비하게 되어서 무척 설레었던 것 같다.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이것이 이번 캠페인의 슬로건이었다. 캠페인에 쓸 꽃들을 오리는데 내가 얼마나 실수를 많이 했던지 지금도 많이 부끄럽다. 나팔꽃을 만든다고 했지만 촉수달린 괴물을 만들고, 해바라기를 만든다고 했지만 결국 또 문어를 만들고.그러나 토요일 날 캠페인의 무지개봄꽃 동산에 꽃이 하나씩 필 때 마다 내가 직접 오린 꽃들이 걸린다는 게 뿌듯했고 좋았다.(비록 실수는 많이 했을지라도...킁) 그로부터 이틀 후, 5월 9일 토요일에는 3시부터 육우당 추모 & 청소년 문화제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40명에 가까운 동인련 회원들과 청소년 성소수자(주로 Rateen에서 온...)들이 참가했으며 마로니에 공원 외곽 쪽.. 2009. 6. 1. 육우당, 오세인. 그들과 함께였던 날 4월 26일은 동인련에서 육우당 6주기와 오세인 11주기 추모행사가 있었던 날이다. 내가 사는 파주에서 서울역까지 한 시간, 또다시 서울역에서 인천까지 한 시간씩, 무려 두 시간을 잡아서 난생 처음 인천이란 곳에 가보게 되었다. 인천에 도착해 지하철역을 나서자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게 조금씩 느껴졌다. 아침에 급하게 나오느라 옷을 대충 입었기 때문에 몸은 금방 차가워졌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금씩 불어오던 찬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봄이라고 하기 우스울 정도로 말이다. 사람들은 하나둘 모여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무비스에요." 발걸음을 옮겨 향한 곳은 인천가족공원. 한달 하고도 5일이 남아있던 그날. 친구인 우주와 나는 제 10회 퀴어문화축제에서 공연할 게이시대의 안무를 길을 걸어가면서도 정신없.. 2009. 6. 1. 초콜릿과 사탕보다 더 달콤했던 - 무지개학교 놀토반 2월&3월 수업 Part 1. 길을 헤매다 보충수업을 들으며 방학 같지 않은 방학을 보내던 2월 어느 날, 친구 무비스군이 흥미로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바로 무지개학교 놀토반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작년, 부산에 있을 때 활동하던 커뮤니티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정보를 많이 접했지만 참가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서울에 있으니 나도 청소년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굉장히 설렜다. 하지만 14일, 사무실을 찾기 전까지는 정말이지 위화감 투성이였다. 한성대역 6번출구‘쪽’이라고만 적혀있는 웹자보하며, 아무리 전화해도 전화기가 꺼진 상태인 0505로 시작되는 이상한 전화번호 등은 여러 가지로 의심스러웠다. 심지어 무비스군은 혹시 납치범들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했었다. (새우잡이 .. 2009. 4. 28. 당신이 생각하는 '평범한' (게이) 고등학생의 하루 지금은 이 세상에서 제일 무거울 것 같은 눈꺼풀을 뜨고, 듣기 싫은 아침 모닝콜 소리가 나는 곳을 손으로 뒤지고 나서 알람을 끈 뒤 기지개를 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고등학생 게이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게이입니다. 저는… … 게이입니다. 눈이 떠지고 일어나면, 평범한 학생과 다를 것 없이 화장실로 가서 학교 갈 준비를 합니다. 젖은 머리를 말리고, 밥을 차립니다. 밥을 다 먹고, 약을 먹습니다. 저는 환자입니다. 그냥 조금 평범한 환자입니다. 단지 아침에 꼬박꼬박 약을 먹어야 해요. 잊어먹을까봐 늘, 아침에 체크를 하죠. 약은 내 친구입니다. 평생을 함께 해야하니깐요. 어차피 평생 먹을 거면, 익숙해지는게 나으니깐요. 어둠이 내린 집안에 깨어있는 건 저 밖에.. 2009. 3. 30. 청소년 이반들의 상상력, 세상을 향해 날다. 2. 청소년 이반, 인권활동을 위한 첫걸음 세미나 3,4회 - 2009년 1월31일 세 번째 시간. 학교와 청소년 인권 이 전 프로그램을 통해 인권이 어렵지 않고 우리들의 생활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본 시간이었다면 세 번째 프로그램은 그것을 좀 더 심화시켜 청소년들에게 가장 가깝게 여겨지는 학교라는 공간 안팎에서 겪을 수 있는 인권침해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리고 청소년 이반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친구나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호모포비아 어록들을 정리하였으며 마지막으로는 내가 바꾸고 싶은 학교의 모습을 함께 토론하였다. 프로그램1. 학교~ 이것만은 바뀌어야 하는 거 아냐 최악의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참가자들에게 전지를 나눠주고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 서로 다니는 학교는 달라도 교문, 운동장,.. 2009. 2. 27. 청소년 이반들의 상상력, 세상을 향해 날다. 1. 청소년 이반, 인권활동을 위한 첫걸음 세미나 1,2 회 청소년 시기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온다. 성소수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청소년 시기를 보내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게 성소수자들은 대개 동성친구나 선생님에게 느끼는 미묘한 감정조차 설명하지 못하고 꽁꽁 숨기면서 그 시기를 보낸다. 물론 청소년기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게 된다고 일반화시킬 수 없겠지만 적어도 요즘 인터넷으로 자신들만의 블로그를 만들고 이웃들을 늘려가는 청소년 세대들에게 있어서 동성애에 관한 정보를 찾는 건 누워서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쉬울지 모르겠다. 2009년을 살아가는 청소년 이반들의 경우는 과거와 달리 최소한 자신과 같은 고민하는 또래 커뮤니티를 쉽게 찾고 그 공간에 어울리며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이 나쁘지 않고 이상하지 않다.. 2009. 2. 27. 2009 겨울 청소년 이반 세미나 - 후기 인터뷰 작년에 동인련에서 마련했던 세미나 ‘이반만세’의 뒤를 이어 올 해 1월 17일, 24일, 31일, 2월 7일까지 ‘2009 겨울 청소년 이반 세미나’가 있었다. 청소년들에게 쉽게 동인련의 활동을 알리고 우리가 살면서 맞닥트리게 되는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처음에 시작은 청소년 6명과 동인련 청소년 팀만이 같이 했으나 마지막 날에는 입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이 많이 참여 했다. 4주 동안 네 번 진행된 세미나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 청소년 회원 ‘말게찌난’, ‘천년백작’과 함께 세미나 후기에 대한 인터뷰를 실었다. 두 사람의 주거지와 학생 신분이라는 점 때문에 만나서 이야기 하지 못 하고 인터넷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00. 소개? 서문? 도입? Anima : 일단 시간 내줘서 고마워... 2009. 2. 27. 故 육우당 5주기, 오세인 11주기 추모 촛불문화제 "내 혼은 꽃비되어" 2008. 6. 21.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