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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문화읽기177

우리도 당당한 고객님, 핑크 산업 재성 (동성애자인권연대) 1) 핑크 산업 ‘핑크 산업(Pink Industry)’은 성소수자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모든 종류의 산업을 통칭하는 말이다. 성소수자는 사랑하는 사람의 대상만 다를 뿐 다른 모든 사회, 경제적 요소에서는 이성애자와 차이가 없다는 것에 비추어, 핑크 산업 역시 이성애자가 영위하는 모든 종류의 산업군에서 함께 존재하고 있다. 핑크 산업은 성소수자 권리보장 운동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한다. 성소수자를 상대로 한 본격적인 비즈니스가 태동한 것은 제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역한 남성 동성애자 군인들이 집단 거주촌을 형성하였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였다. 수많은 남성 동성애자들이 일거에 유입되면서 이들의 커뮤니티 형성에 필요한 각종 업종에서 성소수자를 상대하는 비즈니스의 수요가 급.. 2013. 7. 18.
협동조합 하실래예? 두해(동성애자인권연대) 오리, 모리, 나리, 조리, 두리는 홍대 앞에 있는 동인련 무지개 텃밭에 둘러 앉아 있습니다. 분위기가 사뭇 진지하니 놀기 위해 모인 것은 아닌가 봅니다. 학교 친구도 아니고 동네 친구도 아닌, 생김새도 성격도 매우 다르게 보이는 다섯 명은 동인련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오리는 사회단체 활동가로 모리는 학생, 나리는 잠시 일을 쉬고 있고 조리와 두리는 회사원으로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는 일도 취미도 기호도 다른 이들이 무엇을 위해 불타는 금요일에 머리를 마주대고 있을까요? ‘너도나도무지개 출판사’(이하 너나무) 오늘은 미국의 유명한 게이 소설인 ‘You are my Big Bear’를 번역하여 편집회의 하는 날. ‘너나무’는 동성애 관련 해외 서.. 2013. 7. 18.
사이먼 후지와라 개인전 리뷰 '스토리텔링의 즐거움: 부권질서의 해체를 통한 부자(父子)관계 다시읽기' 2013. 2. 2- 3. 24 아트선재센터 2층 웅 (동성애자인권연대) 어머니와 아이의 이자관계에 아버지가 개입하여 사회적 질서와 규범을 심어놓는다는 서사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일반적 내러티브로 알려져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남근중심주의, 가부장제로 환기되면서 이성애주의의 가족과 민족, 국가와 문명의 골격을 이룬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근친상간과 동성애는 이성애 가족모델 아래 터부로 그려지며 부권의 ‘번식’을 강화하는 기제로 자리매김한다. 부권질서는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고 규율함으로써 제도화되어왔다. 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비판과 저항에 당면함에 따라 해체 또는 전복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사이먼 후지와라(Simon Fujiwara)의 작업 역시 이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 이번 국내 개인전에서 .. 2013. 3. 13.
떨림을 느끼다, 용기를 배우다 - <소녀, 소녀를 사랑하다>를 읽고 세하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처음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고, 리스트를 작성했다. 고른 책들은 모두 두서도 순서도 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소녀, 소녀를 사랑하다」라는 책을 가장 먼저 집은 것은, 신의 계시 같았다. 이야기는 리자의 편지로부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첫 만남과 조심스럽게, 그러나 확실히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 그 와중에 일어나는 서로 향한 갈망과 갈등, 그릇된 판단으로 인한 어리석은 실수, 그리고 성난 파도처럼 밀어닥치는 편견과의 싸움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히 두 어린 소녀의 사랑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닌, 우리 사회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편견에 맞서 싸워나간다. 또한, 이야기 내내 편지는 결국 보내지 못할 것이라고 몇 번이고 적어 내려가면서 자신의 내면과의 갈등을 계속하여 반복하.. 2013. 3. 13.
[전시리뷰] 김두진 <걸작(傑作)masterpiece> - 세상의 프레임을 지우는 삶을 빚어내기, 선컨템포러리, 2012. 12. 13- 2013. 1. 6. 웅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주문, 경계, 해골 빨간 마법의 구두를 세 번 부딪히며 ‘집만큼 좋은 곳은 없어(No place like home)’ 라고 주문을 외는 순간, 도로시는 이상한 나라에서 일상의 현실로 돌아온다. L. 프랭크 바움의 원작소설이지만 우리에겐 주디 갈란드의 영화로 친근한 에서 주문은 현실로 돌아오는 열쇠이자 모험의 끝을 알리는 신호로 작동한다. 오즈와 캔자스, 마법과 현실, 낯선 영토와 익숙한 공간을 분리하고 연결하는 문지방처럼 주문은 두 세계 사이에 있다. 십여 년 전 김두진 작가는 영화에 다소 짓궂은 변형을 가한 영상작업을 선보인 적이 있다. 말하자면 구두 끝이 부딪치는 부분만 자르고 늘여놓음으로써 현실로 돌아오는 주문만을 끝없이 외도록 했던 것이다. 주문 한마디에 즐거운 모험이.. 2013. 2. 5.
퀴어 유토피아를 찾아서 - 이송희일 감독의 퀴어연작 <백야>, <지난 여름 갑자기>, <남쪽으로 간다> 김경태(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이 세상의 지도가 유토피아라는 땅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지도를 들여다볼 가치란 전혀 없다." - 오스카 와일드 이송희일 감독은 일찍이 (2006)에서부터 ‘퀴어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대도시의 게이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수민(이영훈)’은 시골 고아원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한다. 개울가에서 고아원 동생과 나체로 유영을 즐길 수 있었던 그곳이야말로 자본주의의 계급 착취로부터 자유로운 이상적 유토피아이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왜 그는 그토록 혐오하는 대도시를 떠나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일까? 돈을 필요한 만큼 충분히 모으지 못해서 일까? 아니면 이미 ‘돈의 맛’, 즉 자본의 논리에 길들여졌기 때문일까? 과연 무엇이 그를 망설이게 한 것일.. 2012. 11. 30.
[청춘 진구의 영화 후기] 에브리바디 올라잇. 올라잇? 진구(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가족이란 것은 무엇일까? 나를 지탱하게 해주는 힘일까? 가족을 이루기 위해선 구성원 안에 남자와 여자는 필요조건일까? 법을 떠나 남자끼리 또는 여자끼리 가족을 이루고 살면 안되는 걸까? ※이 글은 영화의 모든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레즈비언 부부 여기에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부부와 다른 부부가 있다. 여자와 여자다. 이 두 명의 여자는 각자 같은 남자에게서 정자를 기증받아 수정시켜 아이를 낳았다. 아이들은 엄마가 다를 뿐, 아빠는 같다. 다시 말하자면, 이복남매이다. 그들의 관계를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아빠가 생겼어요 고등학생이 되어 아빠가 궁금했던 아이들은 정자기증기관을 통해 아빠를 만난다. 그는 생각보다 쿨하고 조니와 레이저의 마음에 들었.. 2012. 9. 22.
<두결한장> 리뷰: 게이 커뮤니티는 게이를 구원할 수 있을까? 리뷰 김경태(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김조광수 감독의 퀴어 로맨틱 코미디 (이하 )은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30대 게이들의 일상을 다룬다. 의사인 ‘민수(김동윤)’는 동성애자이다. 그는 동료 레즈비언 여의사 ‘효진(류현경)’과 1년 후의 이혼을 전제로 계약 결혼을 한다. 민수는 가족들의 결혼 압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효진은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결혼 사기극을 꾸민다. 그들은 민수의 부모님으로부터 아파트 한 채를 선사받고 그곳에 신혼살림을 차리지만, 사실 효진은 자신의 10년 된 애인 ‘서영(정애연)’과 맞은편 아파트에서 산다. 얼마 후, 민수는 미국교포 ‘석이(송용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게이인 자신을 혐오하는 가족들을 피해 한국으로 도망 온 석이는 만나던 유부남과의 사랑에 실패한 직후였다. 이 .. 2012. 8. 2.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회고전에 앞선 단상: 불가능한 사랑을 이야기하기 위한 영원한 시도들 웅(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 다음 달이면 서울 플라토(구 로댕갤러리)에서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Félix González-Torres, 1957-1996) 회고전이 열린다.(6월 21일- 9월 28일) 작가에 대한 높은 인기와 더불어 아시아 최초 회고전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되면서 전시는 시작 전부터 관심이 높다. 작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에게 따라붙는 프로필에 어느 정도 익숙할 것이다. 쿠바 출신, 동성애자, 에이즈로 애인을 보내고 자신 또한 에이즈로 떠난 작가. 그의 프로필에서 물씬 풍기는 마이너리티적인 성격은 많은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작가의 프로필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그의 작업 동기와 형식에 있을 것이다. 그의 작업은 80년대 후반 에이즈 위기의 끄트머리.. 2012. 6. 7.
연대한다면 ‘버스를 타라’ 김정근(‘버스를 타라’ 감독) 물포가 쏟아지는 밤이었다. 경찰은 무차별로 최루액을 뿌려대고 희망버스 승객들은 억수같은 비를 맞으면서 차벽을 넘을 모래주머니를 부지런히도 쌓았었다. 그 괴로운 장면 저 멀리 무지개 깃발이 보였다. 깃발은 경찰의 조명을 받으며 꽤나 당당히도 넘실거렸던 것 같다. 결국 긴 시간 쌓은 모래주머니를 디디고 차벽을 넘지 못했지만. 2차 희망버스를 편집하면서 내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장면은 어쩌면 함께하는 사람들의 절실한 얼굴들 그리고 수많은 깃발들이었던 같다. 그 무수한 깃발 중에 유독 궁금한 것이 있었다. 반전집회, 노동자 대회 등 수많은 자리 어디서나 보였던, 이제야 궁금해 하는 것이 미안할 만큼 꽤나 자주 눈에 띈 무지개 한가득한 직사각형. 동인련의 깃발임을 안지는 그로부터.. 2012. 5. 6.
<줄탁동시>를 둘러싼 서구의 욕망과 한국의 퀴어영화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김경태 이 글은 김경묵 감독의 (2012)에 관한 글이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거나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독해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엄밀히 말해 가 촉발한 한국 퀴어영화에 대한 단상과 제언 정도가 더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영화 텍스트 자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그 대신 이 영화를 둘러싼 서구의 욕망과 한국 퀴어영화의 위상을 일별할 것이다. 김경묵 감독이 약관의 나이에 연출한 첫 장편영화 (2005)은 당시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작품들 중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어느 영화평론가는 이 영화를 ‘일말의 상상력도 없는 헤프닝’이라고 폄훼했고, 반면에 다른 평론가는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 영화를 옹호하며 아직 어린 감독의 미래.. 2012. 4. 9.
<성소수자 에이즈, 그 달관의 경지> 글쓰기공모전을 평가하며. - 교차하는 관점과 질문들이 드러내는 진정성 교차하는 관점과 질문들이 드러내는 진정성- 글쓰기공모전 평가 들어가며 글쓰기 공모전은 미술전시와 함께 한 축을 이루는 행사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날짜에 맞춰 실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글쓰기 선정작들에 대한 비평에 대한 시간을 계산에 두지 못했다. 전시파티의 프로그램으로 토킹보드를 통해 작품들의 시의성과 의미를 이야기해보려고 했지만, 저녁 파티 홍보에 집중되다 보니 그마저 부득이하게 취소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텍스트가 실린 도록이 나왔지만 글들은 제 의미들을 짚어내지 못한 채로, 소화되지 못한 채로 남겨져야만 했다. 하기에 글쓰기공모전은 필히 짚고 넘어가야 했다. 시간과 지면의 관계상 선정된 텍스트들을 심도 있게 다루기보다는, 아쉽게나마 행사의 의미와 평가를 거칠게라도 벼려보고자 한다. 이분법 너머를 .. 2011. 12. 23.
HIV/AIDS 성소수자 미술전시 Zaps for PL을 평가하며 HIV/AIDS 성소수자 미술전시 Zaps for PL을 평가하며 평가에 앞선 변(辨) 전시가 끝났다. ‘달관의 경지’ 프로젝트는 이로서 공식적인 프로그램을 모두 마쳤고, 전시팀은 잡다한 실무들을 마무리 짓고 있다. 지난주엔 전시평가에 대한 글을 청탁받았다. 기획자에게 평가라니. 기획한 전시를 직접 평가해달라는 부탁은 들어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이는 ‘소중하게 다뤄온 전시를 어떻게 평가해!’ 라는 원망이 아니다. 오히려 준비과정 전반을 봐온 까닭에 어디부터 어디까지 평가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가깝다. 함께 준비한 누구에게라도 감정적인 자극을 피하면서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평가자의 자세일 것인데, 나는 너무 깊이 전시에 간여해왔기에 평가하기 더욱 어려운 위치에 있는 것이다. 잔인한 동인련. 어쨌든.. 2011. 12. 23.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영화<알이씨>를 보고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영화를 보고 ' height=465> 올해 3월,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좋아하는 밴드가 부산에서 공연을 했기 때문이었다. 기차를 타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돈이 없었다. 풍경은 보이지 않았다. “엄청난 빠순이가 된 기분이야”라고 그녀가 말했다. 나는 말없이 웃었다.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밴드의 공연을 보러 간다는 것은 핑계였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부산을 보고 싶었다. 아니, 그녀와 함께 어딘가에 가고 싶었다. 그뿐이었다. 눈이 건조하고, 입술이 도톰한 그녀는 경상도 어디 출신이어서 그런지, 말끝을 이상하게 흐렸는데, 그때마다 나는 그녀의 눈을 보았다. 렌즈를 끼는 그녀의 눈은 언제 어디서든 반짝거렸다. 손끝이 저릿저릿했다. 하지만 말하지 않았다. 말할 수가 없었다. 가끔,.. 2011. 12. 22.
패러디, 놀이의 즐거움과 정치적 구호의 교차가능성-G20 홍보물 낙서와 동성애 패러디물을 중심으로 패러디, 놀이의 즐거움과 정치적 구호의 교차가능성 - G20 홍보물 낙서와 동성애 패러디물을 중심으로 특정 대상을 패러디하는 즐거움, 패러디가 패러디를 낳는 반복현상을 한국사회에서 설명하기 위해서는 얼마간의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한국에서 패러디는 속도전이고 스펙터클이다. 이곳에서 패러디는 사건이 되고, 사건이 일어난 현실은 다시 패러디된다. 패러디의 미로 속에서 사건의 해결 또한 패러디되고, 이는 또 다른 사건을 낳는 이상한 순환. 패러디가 만들어낸 새로운 현실에 경찰이 개입하고, 언론에 사법기관까지 패러디 대상이자 주체가 된다고 하면 한국은 패러디 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이제 정치권과 대중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패러디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기꺼이 패러디의 조류에 동참한다. 패러디의 과잉.. 2011. 8. 5.
동성애자인권연대 트위터에 도착한 <종로의 기적> 후기들. 동성애자인권연대 트위터에 도착한 후기들. 이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한다는 건 과찬이 아니겠죠~ 진실함이랄까, 마성의 매력이 있죠. 크크 - 쯔마 보면서 장면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감명깊게 다가왔습니다~ 주인공들의 노력과 우리들의 노력으로 종로의 기적이 대한민국의 기적으로 되기를 바랍니다! - 원더풀YH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나서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들고 그러한 활동이 아름답게 보이게 한 소중한 영화^^ - 김보람 에는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이 땅의 게이로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문제의식도 있고, 또 내가 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내 이웃의 이야기가 있다. - 이군악, 토마스 은 기쁨/슬픔/분노/희망/자신감을 느낄수 있게 해주는 리얼 게이다큐 ^^~ - 세호 이 소.. 2011. 6. 27.
게이 커밍아웃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 내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영화 5월 말, 봄이 채 가시기도 전에 건강이 매우 안 좋아져서 병원에 입원했던 언니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전했었다. “언니! 다 나으면 내가 영화 보여줄게” “무슨 영화?” “. 그러니까 얼른 나으삼” “ㅋㅋㅋ 오케이!” 영화보기로 약속한 날 안국역 앞. 어느 샌가 다 나아서 건강해진 언니A와 또 다른 언니 B와 저녁이 시작될 무렵 만났다. 매일 집에서 뒹굴거리는 것만 보다가 이렇게 쫙 빼입은 모습들을 보니 서로 어색하기도 하다. 삼청동의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길을 따라 씨네코드 선재에 도착했다. 허겁지겁 분식을 해치우고 상영관에 들어오니까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슬프다. 괜히 상영관의 위치 탓을 해본다. 그러고 보니, 언니B에게 무슨 영화인지 설명을 안했다. 헉! 두 언니들에게는 커밍아웃을 한 상태였다... 2011. 6. 27.
<레즈비언 팩토리> - 레즈비언들의 투쟁과 사랑에 대한 생생한 기록 - 레즈비언들의 투쟁과 사랑에 대한 생생한 기록 스틸컷'> 2004년 말, 대만의 컴퓨터 부품 제조업체의 사장이 회사 돈을 횡령 잠적하면서 공장이 문을 닫자 공장에서 일하던 대만 근로자와 필리핀 이주여성 근로자들은 실직의 위기에 처한다. 낙담한 직원들은 대만국제노동자협회(TIWA)에 도움을 요청하고 협회는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직원들 사이에 단체 시위대를 조직하기 시작한다. (2011년 제12회 서울LGBT필름페스티벌 상영작 소개글)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큐 중 내레이션에 따르면 여성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기록을 위해 촬영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촬영 도중 곳곳에서 레즈비언 커플의 모습이 담겨졌고 이들의 모습을 계속 담다보니 이 다큐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감독이 .. 2011. 6. 27.
시공간의 거리를 가로지르는 집단적 상실의 공명: <우리는 여기에 있었다> 시공간의 거리를 가로지르는 집단적 상실의 공명: '> 언어화되지 못하는 것을 언어로 만드는 어려움 HIV/AIDS가 미국에서 발견된 지 30년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에이즈 역사 또한 20년이 훨씬 넘어간다.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진 이 질병에 대해 사람들은 많은 두려움을 갖지만, 대개의 두려움은 사실관계에 기인하기 보다는 질병의 추상적인 의미에서 비롯된다. 여전히 막연한 두려움 속에서 사람들은 질병 당사자를 ‘위험군’이라는 이름 아래 구분하고, 대부분 게이남성, 이주노동자, 성노동자 등 주변집단으로 구성된 이들에게 질병의 두려움을 덧씌워 혐오의 의미를 점철시킨다. 혐오적인 의미는 당사자들의 사지를 묶는다. 이들의 목소리는 악성의 소문들, 외부의 손가락질 속에 파묻히고 익명의 희생자로, 되도록 언어에.. 2011. 6. 27.
<종로의 기적>, 그리고 ‘나와 당신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열다섯 번째 발걸음 , 그리고 ‘나와 당신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열다섯 번째 발걸음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일숙 씨와의 인터뷰 4월 28일 저녁, 달달한 봄 향기 가득한 딸기를 들고 인권운동 사랑방 사무실을 찾았다. 2011년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올해 열다섯 번째를 맞이하는 서울인권영화제가 열리는데 개막작으로 다큐멘터리이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선정된 이유도 궁금했고 사무실에서 연신 바쁘게 움직일 활동가들도 만나고 싶었다. 인권영화제에서 활동하는 일숙 씨를 만나보았다. 병권_ 일숙 씨 안녕! 영화제 준비하느라 바쁜데 시간 내줘서 너무 고마워요! 일숙_ 내가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인터뷰 잘 해 봅시다. 병권_ 사실 밖에서 우아하게 차를 마시거나 술을 한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 2011.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