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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문화읽기170

[공연 리뷰] 오늘은 당신에게, 내일은 나에게, 하지만 오직 오늘 뿐- 렌트 코코넛(행성인 HIV/AIDS인권팀) 이 글에는 뮤지컬 '렌트'에 대한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렌트를 관람할 계획이 있거나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뮤지컬을 볼 때 노래와 연기 등 연출적인 요소에 더 집중하기 위해 스포일러를 미리 보고 가는 편이어서 스포일러에 예민하지 않지만, 모두의 의사는 존중해야 하니까요. 또한 이 글은 '렌트' 덕후의 주접이 들어가 있습니다. 돌아갈 시간을 드릴게요. 셋, 둘, 하나. 아직 남아 계신가요? 감사합니다. 그럼 글 시작하겠습니다. 돈 없는 학생인 나에게 어울리지 않게 좋아하는 돈 많이 드는 취미가 있다면, 뮤지컬을 보러 다니는 거다. 2021년에 '하데스타운'을 보고 김수하와 박강현의 달달함과 최재림의 성량에 .. 2023. 12. 24.
[문화 읽기] 쾌락의 열병, 커뮤니티라는 그을음을 따라 - 퀴어 미술 산보하기(2023년 5월) *편집자 주: 해당 원고는 6월 2일 카카오톡의 규제 이후 이미지 수정을 거쳐 재발행했음을 알립니다. 접속에 어려움이 있던 점 양해구합니다. 남웅(행성인 미디어 TF) 올해 5월은 여느 때보다 퀴어 작가들의 전시가 눈에 띄었다. ‘퀴어 미술’은 여전히 분명하게 범주를 나누고 설명하기 쉽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 전시를 하나하나 따라잡기 어려운 이유는 말할 수 있다. 그간 자리를 다져온 퀴어 작가들이 활동 영역을 넓히고 당사자성 너머로 주제를 확장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굳이 자신을 성소수자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숨기지도 않는 이들도 많아졌다. 개중에는 굳이 당사자성을 드러내지 않거나 당사자 여부와 상관없이 퀴어적 해석을 가능케 하는 작업이 늘어난 경향도 눈에 띈다. 퀴어 관련 전시의 상당수가 기존 전시 홍보.. 2023. 6. 9.
[인터뷰] 보깅 한길에서 행동하는 성소수자를 만나다- 댄서 Cheri Boi 진행 및 편집: 남웅 인터뷰이: 체리보이(@Cheri_boi) 지난달 초, 자신을 게이 보깅 댄서로 소개하는 Cheri boi(체리보이)가 행성인에 메일을 보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사람들과 보깅을 같이 배우는 시간을 제안한 것이다. 새로운 제안에 눈이 번쩍 뜨였고, 곧바로 날짜를 잡아 사무국 활동가들과 미팅을 가졌다. 그는 어떤 동기로 행성인에 보깅을 제안한 것일까. 그는 어쩌다 보깅을 하게 되었을까. 궁금한게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생각에 미디어TF는 대뜸 그에게 인터뷰를 제안하고 궁금한 건 다 물어보고 실을 수 있는 것들을 추려 실었다. 힙합, 왁킹, 보깅 남웅(이하 웅):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주세요. 체리보이(이하 체): 안녕하세요. 저는 ‘하우스오브러브’ 라는 팀에 속해서 보깅 댄서로 활동하고 있는.. 2023. 2. 26.
[미디어TF 르포] 페티시와 인종차별의 불화 위에서 남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미디어TF) 종종 트위터 뒷계정을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들의 사사로운 욕구가 중구난방으로 전시되면서 눈이 돌아가기 십상이지만, 정신을 차리고 다시 보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이 제 욕구를 표현하고 해소하는지, 트위터를 통해 어떻게 파트너를 만나고 협상의 체크리스트를 채우는지, 그렇게 만남과 관계를 영상이든 이미지든 기록하고 편집하여 제 계정에 전시하는지, 신체적 매력 외에도 플레이의 강도를 버티고 협상력과 관계의 능력들을 계정의 역량으로 삼으며 자신의 성적 매력을 홍보하는가를 엿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해외의 계정들도 살피곤 하는데, 다른 문화권과 더불어 상이한 지리적, 제도적 맥락에 위치하다보니 플레이 외적으로 어떤 요소들이 작동하는가를 좀 더 쉽게 발견한다. 그렇게 .. 2022. 7. 25.
20대 끝무렵의 기록 - 다니주누 전시 <존재의 이유> 스케치 남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미디어tf)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최영미 시인의 문구를 처음 접할 때에는 괜히 비장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는 저렇게 말하기도 민망한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서른을 앞둔 다니주누가 이십대 마지막 생일을 맞아 전시를 기획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엔 조금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얼마나 대단한 나이라고 그렇게 기념을 하냐는 질문에 앞서 저렇게 HIV에 감염된 시간을 세고 나이들어감을 기념하는 시도가 자신의 서사에 궤적을 만들고 의미를 부여한다는 생각을 거꾸로 하게 된 것이다. 홍보 문구 중에는 '관람 유의사항'이라고 적어넣으며 불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관람에 유의하라는 언급이 있었다. 얼마나 불편한지 가서 확인하겠다고 능청을 떨었지만 그만큼 신중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 2022. 5. 23.
우정과 애도의 틈새에서 – 2021년의 끝자락에 우리 곁에 머물다 간 공연과 전시들 남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1 최근 번역 출판된 『무엇이 도시의 얼굴을 만드는가』(김수연 옮김, 현암사, 2021.)에서 저자인 리처드 윌리엄스는 도시가 특정 건축가의 작품으로 구성된다는 접근에 반발하면서 성원들의 노동과 문화, 성적 욕망과 폭력, 정치권력과 자본의 ‘프로세스’에 이해 역동적으로 구성됨을 주장한다. 그 일환으로 저자는 퀴어 친화성이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다각도로 살핀다. 일테면 퀴어 친화적 도시가 세계성의 지표가 되고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동기부여가 되었는데, 샌프란시스코의 카스트로스트리트나 맨체스터 캐널 스트리트가 대표적 예시인 것이다. 아시아 근방에서는 타이베이의 시먼 홍루를 떠올릴 수 있겠다. 프로세스가 도시를 구성한다는 주장은 독자로 하여금 보다 일상의 층위에서 생활공간으로.. 2021. 12. 24.
유성원 a.k.a 버섯 북토크 『토요일 외로움 없는 삼십대 모임』 일시 : 2020년 9월 7일 월요일 저녁 7:30 장소 : 행성인 교육장 / Zoom 사회 : 웅 녹취 : 갈릭 주최 : 행성인 HIV/AIDS 인권팀 웅 : 행성인 HIV/AIDS 인권팀에서 기획한 유성원 작가님 『토요일 외로움 없는 삼십대 모임』 북토크 시작합니다. 코로나19 2.5 단계인 만큼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었어요. 급히 기획을 조정하면서 에이즈팀원 여러분들과 조촐하게 이야기 나눕니다. 저는 책을 읽고 행사를 준비하면서 책 제목을 좀 비틀고 싶더라고요. ‘외로운 삼십대 모임 없는 토요일’…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유성원(이하 유) : 파주에 사는 서른네 살 게이 남성입니다. 주로 탑을 합니다. 정체화는 군대 전역한 스물세 살 무렵 했어요. 전에도 경험이 있었지만 스스로 게이라고 본격적.. 2020. 9. 21.
퀴어 신체로부터 장소의 가능성을 재구성하기 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필자 주 - 해당 원고는 2020년 9월호 월간미술에 기고한 리뷰를 수정‧보완한 글입니다. - 다음의 글을 같이 읽어주세요. 남웅, 「‘타자’와 ‘타자-되기’ 사이 빗금의 연대」, 프로젝트 해시태그2020 서울퀴어콜렉티브 리뷰. 링크: http://www.projecthashtag.net/#sqc-review 지난여름 퀴어를 주요 소재로 삼는 전시들이 진행되었다. 탈영역우정국에서 열린 《작은불화/Minor infecilities》(2020.7.18-8.2)는 아시아 큐레이터들이 성소수자 작가들을 추천하여 전시를 기획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전시 제목은 공간의 위계와 승리자의 거대서사에 저항하는데서 나아가, 질서에 예속되고 제도화되는 동성애 규범성(homonormativi.. 2020. 9. 14.
[코로나19와 성소수자] 당신의 안부 - ASMR썰 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요즘은 자기전에만 들었던 ASMR 컨텐츠들을 시시때때로 틀어놓습니다. 책보고 글쓰고 방 닦고 설겆이하고 혼술하면서 허전해서 일단 틀고보는 식이에요. 안부를 얘기하는 김에 막간의 ASMR썰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아무도 묻지 않았지만 아 얘가 키보드로 달고나커피+수플레계란말이 같은 걸 만드는구나 생각해주세요. 예전엔 많은 ASMR컨텐츠가 많은 경우 사물태핑과(초반에는 자신을 소리연구자라고 적어넣은 이들도 있었지요.) 먹방, 성적인 상황극 정도로 만들어졌다면, 이후에는 다양한 상황을 연출하는 시도들이 눈에 띕니다. 이완과 휴식을 위한 청각 자극은 각종 캐릭터를 연성하고 롤플레이와 결합하면서 이상한 혼종들을 창안합니다. 대개 여성 크리에이터들이 주도하는가 싶었던 자체 스튜디오형 롤플.. 2020. 4. 23.
유튜브, 해봐야 남는 것은 고통 뿐? 마당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비온뒤무지개재단 큐플래닛) 아마도 2018년 가을 쯤으로 기억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비온뒤무지개재단 사무국 회의에서 유튜브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지원사업도 실태조사도 아니었다. 바로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해보자는 이야기였다. 재단과 캠페인을 홍보하는 채널이 있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등장한 청사진은 그 이상이었다. 바로 한국 최초의 퀴어방송국. 뉴스, 인터뷰, 예능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이게 될까?’라는 마음과 ‘까짓거 해보자’는 마음이 반이었지만 어쨌거나 프로젝트는 그렇게 발을 뗐다. 그렇게 채널의 기획에서 프로그램 구성과 팀원 섭외까지 반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마침내 2019년 3월 18일 퀴어방송.. 2019. 10. 12.
"You have the power." 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요즘 SNS의 글들을 보면 시간이 거꾸로 흘러가는 것 같다. 지난달 14일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혐오표현규제법안이 어제 발의 취소 됐다는 기사를 봤다. 당시 함께 발의한 의원들(일일이 적어야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올해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글 말미에 적어두었음)이 마음을 고쳐 먹은 것이다. 이유야 간단하다. 일부 정치 세력은 혐오할 대상을 늘 찾고 적극 이용하고 있는데, 혐오이용 전략이 이루어질 수 없는 법이 생기는 게 눈엣가시인 것이다. 이 법안이 취소된 맥락과 차별금지법이 세워지지 않는 맥락은 같고, 소수자에게 이 법안이 꼭 필요한 이유 그 자체다. 이런 답답한 현실에 조금은 위안이 될 영화를 공유할까 한다. 오늘 이야기 할 영화는 동성배우.. 2018. 3. 4.
내가 '나'일 수 있는 공간 - 퀴어 프렌들리 업장 매그넘&퀸뽀차 대표, 퀸뽀님 인터뷰 인터뷰 한 사람: 오소리, 길벗,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인터뷰 받은 사람: 퀸뽀(매그넘&퀸뽀차 대표), 여단(퀸뽀님의 애인) ※ 편집자 주: 홍대와 상수역 인근 퀴어프렌들리 업장인 매그넘(2층)과 퀸뽀차(1층)를 운영하고 계신 퀸뽀님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특별히 퀸뽀님의 애인인 여단님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행성인 노래패 모임에서 우연히 퀸뽀차에 들렸다가 퀸뽀님과 인사를 나누게 됐고, 웹진팀까지 연이 닿았네요. 사실 그 전부터도 퀸뽀님은 행성인과 연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퀴어프렌들리 업장에 대한 소개와 행성인과의 연은 무엇인지, 아래 인터뷰를 통해 살펴볼까요? :) 오소리: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퀸뽀: 저는 퀸뽀라고 합니다. 홍대에서 퀴어 프렌들리.. 2018. 3. 1.
‘끼순이, 부치 사절’ - 사람들은 그들을 왜 ‘사절’ 할까?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끼순이 사절”, “부치 사절”, “일틱 선호”. 데이팅 어플을 둘러보다 보면 한 번씩은 봤음직한 문구들이다. 어플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주변 지인들이나 온라인 상에서 들려오는 경험담을 통해 접했기에 그다지 낯설지 않은 문구들일 것이다. 물론 단순 취향 차이로 끼순이, 부치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종종 보이는 “끼순이/부치 나오면 죽여버린다” 등의 호불호 이상의 혐오성 짙은 과격한 문구들은, “끼순이/부치 사절”을 단순 개인의 취향만으로 볼 수 없게 만든다. 그토록 혐오 당하며 사는 사회인데, 왜 또 누군가를 혐오하게 되는 걸까? 일단 ‘끼순이’, ‘부치’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게이는 남성을 좋아하는 ‘여성스러운’ 남성, .. 2017. 11. 10.
엠버의 체스트트러블(Chest Trouble) 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가슴을 찾아 떠난 엠버가 화제다. 유명걸그룹에 속해 있는 엠버가 소위 ‘여성’답게 꾸미지 않은 채 활동을 쭉 해 왔고, ‘일부’ 대중들이 한결같이 그의 특성을 걸고 넘어졌다. 그들의 딴지는 다음과 같다. 왜 머리가 길지 않느냐. 왜 치마를 입지 않느냐. 왜 문신을 하고 다니냐. 왜 굴곡진 가슴이 없느냐. 이 지속적인 딴지는 엠버의 유튜브채널 WTP(What The Pineapple)까지 이어졌고, 혐오댓글로 발화됐다. 엠버는 위트있게 영상으로 받아쳤다. “I think I should start looking for that I think I’ve been that putting that off for too long. So.. umn.. Let’s go then!.. 2017. 11. 10.
무지개문화읽기- 퀴어영화 그동안 어떻게 바뀌었나. 무지개문화읽기 코너도 행성인 20주년을 맞아 퀴어영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옛날 영화 한 편과 비교적 최신 영화 한 편을 비교해 봅니다. 레즈비언 영화로 분류될 수 있는 와 에 대해 썼습니다. 영화에 대한 분석글이므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 17년간 무엇이 달라졌을까.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와 아가씨(2016)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아가씨 배경 20세기 한국의 어떤 여고 일제강점기 한국 감독 김태용과 민규동 박찬욱 인물 소민아(김민선 분) 유시은(이영진 분) 민효신(박예진 분) 문지원(공효진 분) 최연안(김민희 분) 고형석(백종학 분) 이즈미 히데코(김민희 분) 숙희(김태리 분) 후지와라(하정우 분) 코우즈키(조진웅 분) 사사키(김해숙 분) 복순(이용녀 분) .. 2017. 9. 6.
[행성인 회원의 경향신문 퀴어 백일장 당선작] 악몽 조은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웃풍이 도는 거실 한 가운데에 박스 세 개가 놓여있다. 모서리마다 고양이 털이 나부낀다. 세 개 중 하나는 아직 입을 벌린 채로 내용물인 운동화들과 모자들을 보이고 있다. 3년 전, 기념일을 맞아 똑같이 맞췄던 운동화 중 하나를 남은 공간에 가지런히 넣는다. 이제 신발장에 남은 그녀의 신발은 단 한 켤레도 없다. 여러 가지 최악의 상황을 예상했지만 짐을 싸달라는 요구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가 누워있는 병실 앞에서 1층 흡연구역까지 끌려가듯 내려가는 동안, 그녀의 아버지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았다. 뒷모습만 봐도 나를 의식한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로 경직된 걸음걸이에 계단을 밟는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그는 흡연구역에 서서 담배를 두어번 깊이 들이마신 뒤에야 나를.. 2017. 9. 6.
남성연대에 대한 사사로운 궁금증 -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내가 머리를 자르러 가는 미용실의 주요 고객은 ‘남성’이다. 어느 날 미용실에 들어가려고 문을 열었을 때, 순간 ‘쎄함’이 스쳤다. 이어 한 남자가 자신의 친구를 향해 히죽 웃으며 “야, 그걸 동조하면 그 새끼는 여자지.”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3초 간 ‘여성’인 나를 쳐다본 후, 자신의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의문점이 들었으나,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무엇에 동조하면 여성인 걸까. 2. 그것에 동조하면 ‘왜’ 여성인 걸까. 3. 맥락에서 여성의 의미는 무엇이고, 나를 왜 쳐다봤을까. 이 의문점을 통해 든 생각을 정리해 보면, 남성들 간에는 ‘동조하면 안 될 것’이 있고, 그 금기를 어기면 ‘여성’이라고 서로를 평가 혹은 무시한다. (.. 2017. 7. 7.
행성인 웹진기획팀과 친구사이 소식지팀 간담회 후기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2017년 5월 27일 11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이하 행성인) 사무실에서 행성인 웹진기획팀과 친구사이 소식지팀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올해 행성인 웹진팀에서는 보다 좋은 웹진을 만들기 위해, 다른 단체에서 내는 매거진이나 컨텐츠를 참고해서 공부하고 있는데요. 여성주의 저널 에 이어 두 번째 참고할 매거진으로 택한 것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였습니다. 성소수자 운동을 ‘글’이라는 매개로 풍성하게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직접 만나서 글로는 다 담길 수 없는 고민까지 나눠보고자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보았습니다. 덕분에 서로의 기사 작성 · 발행 체계와 회의 방법, 기사를 기획할 때의 고민까지 나눌 수 있었습니다. 친구사이 소식지팀.. 2017. 7. 7.
New Face ‘Princess Maker’ 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단오도 지나고 여름이다. 며칠 전 한 학생이 싸이가 컴백했다며 신곡을 들려줬다. 댄스곡 특유의 쿵짝쿵짝 비트를 들으니, 새삼 진짜 여름이다-고 생각할 찰나. 내 귀에 꽂힌 그 가사들. 그거 실화냐. 듣고 싶지 않았던 가사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며, 올여름 ‘이런 노래 좀 만들지 마라’ 1인 시위를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너무 나간 걸까. 어딜 쳐다보는 거냐고 솔직히 너 그래 너 생판 처음 만난 너 왜 널 쳐다보는 거냐고 궁금해서 설레서 낯설어서 ( New Face / 싸이 ) 시작부터 성희롱이다. 시선에 불편한 여성이 ‘어딜 쳐다보는 거예요?’라고 말했을 때 ‘(필요도 없는 관심을 뿜뿜 담아) 널 쳐다본다’고 답하는 방식을 그럴싸하게 가르친다. EBS 까칠남녀.. 2017. 6. 13.
성소수자들의 언어 사용에 대하여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2014년 3월호에는 여성의날을 맞이하여 게이들의 여성 화자적 언어 사용에 대하여 게이와 레즈비언이 각각 고민해보는 기획이 실렸는데요, 게이들이 서로에 대해 친밀한 자매애를 표현하거나 서로를 놀릴 때 혹은 그냥 평범한 대화 중에도 ‘벅찬 년’, ‘웃기는 년’, ‘보갈년과 같이 ‘~년’으로 스스로나 상대방을 지칭하는 게이 커뮤니티 문화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획이었습니다. '벅찬 년', '보갈 년'에 대한 어느 레즈비언의 소고 http://lgbtpride.tistory.com/728 게이들의 여성비하적인 언어사용에 대한 소고 http://lgbtpride.tistory.com/731 그래서 이 두 글이 발행되었지요. 최근에(라고 하기에는 이 글은 지속적으로 이슈가.. 2017.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