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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인 사회를 꿈꾸는 이란민중들의 행동을 지지한다 2009년 6월. 1백만 촛불이 한국을 뒤흔든 지 1년이 지났고, 우리는 웹진을 통해 지난여름 수많은 밤을 거리에서 보냈던 성소수자들의 활동을 되돌아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지개 깃발을 들고 민주주의와 정의를 외치는 시위에 함께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얻었는지, 더 나아가 촛불시위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는지를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활동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작년 1백만 촛불 속에서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준비한 무지개 깃발 아래 혹은 주변에 있었던 대열이 1백 명은 족히 넘었다. 무지개를 부담스러워했던 이들까지 생각한다면 적지 않은 성소수자들이 촛불과 함께한 것이다. 전체 대비 0.01% 정도 해당하는 숫자라고 비웃을지 몰라도 성소수자들의 삶의 조건을 고려하고 퀴어퍼레이드와 같은 대규모 행사를.. 2009. 7. 6.
이윤에 갇힌 약 해방을 위해 싸워야 한다 - 푸제온에 대한 강제실시 여부와 제약사 로슈에 맞선 싸움 정리 - 증류수 병의 뚜껑을 따 주사기로 1mg의 증류수를 빼난다. 앰플 모양에 하얀 분말이 담긴 작은병의 뚜껑을 따고 타원이 그려진 가운데 입구에 증류수가 담긴 주사기를 찔러 주사대를 누른다. 증류수가 들어간 하얀 분말이 녹을 때까지 1시간여를 기다린다. 하얀 분말이 증류수에 완전히 녹아 투명한 액체가 된 걸 확인하고 1(㎖)의 주사기로 투명한 액체를 빼낸다. 주사기를 내려놓고 배를 만져 말랑말랑한 분위를 찾은 후 알콜 솜으로 닦는다. 왼손으로 살을 잡고 오른손으로 투명한 액체가 들어간 주사기를 15° 각도로 살에 찔러 넣는다. 따끔한 통증과 함께 긴장하면서 조심조심 주사대를 누른다. 액체가 들어가면서 살이 부어오르고 어느 때는 찌릿한 통증이,.. 2009. 7. 6.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욱이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음 그러니까,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는 늘 우리 곁에 있는 듯, 없는 듯, 했습니다. 때문에 지금껏 지레짐작으로 욱이의 본모습을 혼자 상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욱이는 인터뷰 내내 저에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라고 답했습니다. 정말 그를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아, 내심 미안했어요. 여하튼, 그간 신데렐라처럼 밤 12시가 되기 전에 도망치듯 술자리를 빠져나가던 욱씨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 이번의 인터뷰로 어느정도 해소되었음 합니다. 그럼 이제,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인이 된 욱씨의 더 적극적인 활동 모습을 기대해 보면서, 저렴한 질문공세를 시작(!)합니다. 신이 : 우선, 동인련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말해줘요. 욱 : 2005년에 대학에 들어갔는데, 대.. 2009. 7. 6.
호모필리아homophilia의 불온한 상상력을 넘어 - 와 가 욕망하는 것들 꽃미남 게이들의 낭만적 사랑으로 가득 한 게이영화들이 전 세계의 퀴어영화제를 돌며 핑크 산업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 이런 영화들을 관람하는 게이들은 전 지구적인 문화상품을 소비하며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는 동시대 게이로서의 동질감을 형성한다. 그리고 운 좋게 영화제라는 제한적 상영을 벗어나 정식 개봉을 통해 일반 관객들과 조우할 수 있는 게이영화는 여성관객들의 시각적 즐거움에 복무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정치적 올바름의 엄격한 잣대 하에서 게이들의 현실을 외면한 꽃미남들의 상품화에 대해 반감을 갖기도 한다. 따라서 게이영화를 둘러싼 논쟁의 초점은 늘 얼마나 사실적으로 게이들의 삶을 묘사했는가의 여부이다. 그곳에는 남성 동성애자라는 집단적 정체성의 취사선택과 그에 대한 응시만이 .. 2009. 7. 6.
LGBT 투쟁의 역사 - 릴리언 패더먼 인터뷰 인터뷰 : 리타 맥러플린 Socialist Review 2009년 2월 출처 : http://www.socialistreview.org.uk/article.php?articlenumber=10710 1950년대 미국의 레즈비언들은 끔찍한 공식적 차별을 받았다. LGBT 역사가 릴리언 패더먼은 리타 맥러플린에게 상황이 극적으로 변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더 많은 것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1950년대에 노동계급 레즈비언으로서 커밍아웃하는 것은 어떤 일이었습니까? 1950년대는 아마도 미국에서 레즈비언으로 산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였을 겁니다. 나는 오늘날 레즈비언들에게 서구 세계가 어떤 곳인지 보고 있는데 이건 정말 다른 세상이지요. 물론 젊은 레즈비언들도 가족들과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여.. 2009. 7. 6.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인권영화제에 다녀와서 내가 청계광장에 들어섰을 때는 다행히 광장이 닫혀 있지 않은 상태였다. 개막식 바로 이틀 전, 불법집회로의 변질 가능성을 이유로 이명박 정부가 영화제 자체를 불허하였기 때문에 나는 현장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시청 앞 광장이 앞서 그랬던 것처럼, 전경버스가 빙 둘러싸고 있는 영화제 현장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가볍지 않은 발걸음을 재촉했던 것이다. 청계광장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나는 이 사회의 총체적인 불합리에 대한 막연한 분노와 불안감, 답답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고민했던 것 같다. 마땅히 시민들에게 열려있어야 할 시민들의 공간이 권력의 필요에 의해 차압당하는 어이없는 현실 앞에서 힘없는 개인은 그것을 그저 목도하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무기력은 .. 2009. 7. 6.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침해를 말하다 _ 학교 내 아웃팅 일반적으로 동성애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이 아웃팅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청소년들 역시 피해갈 수 없는데, 청소년의 경우 성인 동성애자들보다 정신적 피해를 입기 쉽다. 나 역시 이번 6월에 학교에서 전교적인 아웃팅을 경험했다. 올해 1월 1일, 큰마음을 먹고 일반인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서로이웃에게만 공개했던 블로그를 전체공개로 돌려놓았다. 동성애자를 다룬 글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었고, 동인련 활동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2009년의 결심이 꽤나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고 있음에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와 모두 소통하는 것은 역시 무리였던 것일까? 나는 학교에서 세 가지 불이익을 당해야 했다. 사건은 6월 8일, 학교.. 2009. 7. 6.
오바마와 LGBT 인권 _ Obama and LGBT Human Rights Only four months since the beginning of Obama’s presidency and it is possible to see significant change in the US discussion of LGBT rights. While many activists are worried that Obama is not doing enough, there are important signs of positive movement.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지 겨우 넉 달이지만 미국의 LGBT 권리에 대한 논의에 중요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많은 활동가들이 오바마가 충분히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걱정하지만 긍정적 움직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조짐들이 있다. Before describin.. 2009. 7. 6.
웹진 ‘랑’ 일년 돌아보기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 너, 나, 우리 ‘랑’이 탄생한지도 어느새 일 년이 넘었습니다. ‘랑’은 ‘함께’라는 의미의 순우리말로 2008년, 활동의 새로운 10년을 전망하며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활동 초기부터 월간 혹은 계간으로 인쇄물 형식의 소식지를 발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2년간은 힘겨운 단체 재정으로 소식지를 발간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회원 분들의 소중한 의견과 우리의 힘찬 활동을 더욱 널리 알리고자 노력한 끝에, 2008년 온라인을 통해 새롭게 소식지를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그럼, 동성애자인권연대의 생생한 활동 소식과 주장, 여러 흥미로운 글들이 가득한 ‘랑’을 몇 개의 숫자로 한번 되돌아볼까요? 24,900 현재까지의 ‘방문자 숫자’입니다. 월 평균 1,500.. 2009. 7. 6.
군형법 92조 위헌결정 촉구를 위한 활동을 돌아보며 평소 같았으면 월요일 아침 답답한 출근길 생각에 즐겁지 않은 일요일을 보냈을 법한데, 지난 한 달은 모아온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가볍게 한 주를 시작한 듯하다. 월요일 아침이어서인지 몰라도 인사동에 위치한 헌법재판소 앞은 생각보다 한가하였다. 도착할 무렵에는 맑은 하늘이 무색할 정도로 엄숙한 분위기의 헌법재판소 앞을 몇 명의 사람만이 지나가고 있었다. 한쪽에선 기자회견 준비로 바삐 움직이는 활동가들의 모습이 보였다. 군형법 92조의 위헌성 군형법 92조는 동성애자를 차별하며 처벌하고 있는 대표적인 법률로서 이미 개정되거나 폐지됐어야만 했다. ‘계간(鷄姦) 기타 추행을 한 자는 1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이 법률은 지난 몇 년간 성소수자 단체는 물론 인권, 법조,.. 2009. 7. 6.
누구에게도 퀴어하지 않은 퀴어문화제가 되길 2009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참가기 4. 친구와 단 둘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던 중이었습니다. 친구가 저에게 물었지요. “주말에 뭐 할거냐?” 저는 서울에 가서 ‘퀴어문화제’에 참석할 거라고 대답했습니다. 그게 뭐냐는 친구의 질문에 성소수자들이 모여서 당당하게 정체성을 드러내고 축제를 즐기는 자리라고 대답했지요. 5초 쯤 생각한 다음, 친구가 물었습니다. “거길 네가 왜 가냐?” 저도 5초 정도 생각한 다음, ‘뭐랄까, 인권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라고나 할까-’라고 대답했습니다.(함양이라는 단어가 좀 우습지만, 정말로 저도 모르게 그런 단어가 튀어나왔습니다.) 친구는 희한하게 작동하는 조형물을 감상하는 표정으로 5초가량 저를 쳐다보더니, 한 마디 했습니다. “아 그래.” 저는 같이 가자고 권했습니다. .. 2009. 7. 6.
퀴어문화축제를 가게 되기까지... 2009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참가기 3. 내가 퀴어문화축제에 처음 참가한 것은 2007년, 바로 재작년. 그 때 나는 라틴 회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참가경위가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지금 기억으로는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라는 카페에 올라온 퀴어문화축제 개최공지를 보고 참가했던 것 같다. 거기서 ‘아수나로’ 회원이자 라티너인 해밀을 만났고, 그로 인해 퍼레이드에 처음 참가했음에도 적응을 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당시로부터 2년 전(2005년) 나 자신의 첫사랑이 여자였음을 까맣게 잊은 채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부터 이 세상에서 가장 흔한 '이성애자'는 아니었다는 사실도 말이다. 잠시 다른 얘기로 그것도 슬픈 얘기로 빠지자면, 난 첫사랑에 첫 아웃팅을 당해본 경험이.. 2009. 7. 6.
미소가 떠나지 않던 날 2009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참가기 2. 친구에게 물어봤다. “넌 ‘인권’이나 ‘인권운동’하면 어떤 생각이 들어?” “글쎄, 잘 모르겠는데…난 좀 부정적?”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인권운동이란 이런 이미지 아닐까. 오랜 기간 억압을 받아온 듯한 표정과 그에 걸맞는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어둠의 세계에서 하는 그 정도의 일. 이 부정적인 이미지와 실제가 괴리감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인권운동을 비롯한 각종 운동의 지나친 비장함은 그런 이미지를 생성해내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해왔었기에, 이번에 처음 참석해본 퀴어문화축제는 나에게 발상의 전환을 가져다주었다. 운동과 즐거움은 하나가 될 수 있구나. 시종일관 화려하고 유쾌했던 그날의 축제 속에서 내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축제를 통틀어서 가장 인상이 .. 2009. 7. 6.
하루, 꿈을 보다 2009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참가기 1. 올해로 세 번째 참여한 퀴어 퍼레이드. 재작년,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의 축제 또한 마냥 즐기고 좋아했던 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에 의해서이다. 1. 열린 공간 - 개방성 첫째는 그것이 “열린” 공간이라는 이유에서이다. 토요일 대낮, 청계천 한복판의 수많은 이성애자들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역시나 수많은 성적소수자들이 (명백히 게이나 레즈비언으로 의심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드러낸 채, 함께 모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는 짜릿한 전율이었다. 평소처럼 토요일 밤거리의 종로나 이태원이 아닌, “대낮”에 그 게토를 벗어난 곳에 모여 있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내게 곧 성적소수자들을 위한 공간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 2009. 7. 6.
Again 1969, 우리는 스톤월 항쟁을 잊지 않았다 “성(性)소수자들에게도 침묵을 깨고 경찰폭력과 차별에 저항한 역사가 있습니다. 1969년 6월, 미국 뉴욕의 볼품없는 싸구려 술집 스톤월(Stonewall)에서 시작된 성소수자들의 투쟁은 전 세계 성소수자들이 자신을 긍정하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60년대 전 세계에서 벌어진 대중투쟁 물결 속에서 폭발한 스톤월 항쟁은 폭넓은 대중투쟁의 과정 속에서 우리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 제10회 퀴어문화축제 동성애자인권연대 Pink Revolution 퍼레이드 참가단 제안서 중 -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5월 30일로 예정되어 있던 퀴어 퍼레이드가 6월13일로 연기되었다. 국민장이 마무리되는 바로 다음날 퍼레이드가 예정되어 있다 보.. 2009. 6. 1.
미국 - 진전되고 있는 결혼 평등 테드 제닝스는 시카고 신학대학에서 성서신학 및 조직신학 교수로 동성애학을 강의하기도 한다. ≪예수가 사랑한 남자(The Man Jesus Loved: Homoerotic Narratives from the New Testament)≫, Pilgrim Press, Cleveland 2003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랑은 이번호부터 정기적으로 제닝스 교수가 보내주는 글을 번역해 싣는다. 흔쾌히 기고 요청을 수락한 제닝스 교수에게 감사를 전한다. 동인련 회원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준 2주 동안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얼마 전 나는 미국에 돌아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이 벌써부터 미국 LGBT 권리 운동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한 가지 움직임은 레즈비언과 게이 결혼 문제에.. 2009. 6. 1.
박쥐 존재의 갈증 구원 따위는 없었다. 박찬욱은 떼레즈 라깡의 원작자 에밀졸라를 뛰어넘는 이 기괴하고 끔찍한 동시에 매우 우아하고 매혹적인 B급 영화 속에서 인생 본연의 목마름(thirst)을 표현해 냈다. 이 영화가 갖는 복잡하고 어려운, 그래서 허무하기까지 한 스토리라인은 자연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의 원작을 살짝 빌려와 인간의 감정과 욕망, 정체성, 섹슈얼리티, 믿음, 사회적인 계급과 종교 등을 마구 뒤섞여 놓아 보는 이들의 시각이나 관점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뉘게 만든다. 영화는 보는 내내 관객에게 물컹하고 비균질한 정액을 마시는 불편함마저 끊임없이 제공한다. 대속과 부활, 영생을 말하는 종교영화인 듯 하다가, 피가 낭자하게 흐드러지는 B급 호러무비 인듯하다가, 순간순간 파고드는 블랙 코미디 앞에서 관객은 어리둥절.. 2009. 6. 1.
HIV/AIDS 인권활동가 윤가브리엘이 말하는 불행과 행복 HIV/AIDS 인권활동가 윤가브리엘의 자전적 에세이 가 2010년 11월말에 발간되었습니다. 12월8일에는 윤가브리엘의 삶을 위로해 왔던 노래로 엮은 북 콘서트가 열립니다. 윤가브리엘의 삶과 사랑, 그리고 희망이 담긴 이 책은 그의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사회에서 숨죽여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HIV/AIDS 감염인의 삶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 수만 해도 수 백 명은 될 것입니다. 시력을 잃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희망은 사람의 몫’이라는 주제로 에 1년 동안 연재해 왔던 글들을 다듬고 보완해 드디어 출간하였습니다. 그래서 발간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를 통해 HIV/AIDS 감염인의 인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 2009. 6. 1.
영화 <엑스맨> 시리즈를 돌아보면서 오랜만에 달려간 영화관에서 내가 보게된 건 이었다. (원제목은 오글거리는데다가 한영전환이 귀찮으므로 이하 엑스맨으로 부르겠다.) 같이 갔던 사람에게 선택권을 주긴 했지만, 내심 난 엑스맨을 기대했다. 다른 재미있는 영화들도 많다던데, 굳이 엑스맨을 기대한 건 이유가 있다. 어떤 기대감인지, 엑스맨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알지 못할 것이다. 뭐, 충분히 모를 수 있을 게다. 눈창을 허옇게 뒤집더니 웬 폭풍이 몰아친다든지 선글라스를 벗더니 시뻘건 파괴광선이 눈에서 뿜어져 나온다든지, 이런 SF 환타지 짬뽕국물 같은 영화 시리즈에 관심과 기대를 걸 사람이 이런 장르 매니아 말고는 잘 없는 탓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들의 이야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번 보고 지나치고 말거나 할 뿐이다. 적어.. 2009. 6. 1.
대학로 한복판에서 우리를 외치다 5월 둘째 주 토요일, 그날의 대학로는 맑고 화창했다. 가면을 쓴 혹은 쓰지 않은 10대 성소수자들이 거리에서 "우리가 여기 있어요!" 하고 활발하게 외치고 있었다. 발언이 처음이라 좀 횡설수설했지만 그날 나는 마이크를 잡고 이런 활동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노라고 말했다. 인식, 알리는 것, 의미. 그때 내가 하고 싶었지만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얘기는 그런 것들이었다. 솔직히, 대학로 캠페인과 같은 알리는 활동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시위를 하고, 소송을 걸고, 법 개정을 요구하는 그런 활동들에 비하면, 그것은 조금 힘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토요일 단 하루, 종일도 아닌 불과 몇 시간동안 우리가 여기 있다고 외치는 일이 과연 .. 2009. 6. 1.